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06-13 17: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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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이전 회계 처리도 들춰보기로 한 것은 분식회계 여부를 가릴 ‘묘안’일까 아니면 ‘삼성 때리기’의 일환일까?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선물위는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 과정에서 분식회계 논란이 된 2015년도 회계 처리만을 본 점에 미흡함이 있다고 보고 있다.
▲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를 가리는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증권선물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과 손잡고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한 2012년부터 회계 처리를 꼼꼼히 들여다봐야 전반적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이 회계 처리들도 모두 살펴보기로 했다.
국제회계기준은 재무제표를 보는 정보이용자들이 항목 사이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식별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회사가 ‘비교가능성’에 유의해서 회계 처리를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국제회계기준은 회사의 회계 처리가 비교 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른 회계연도들을 비교해 봤을 때 같은 상황에서는 같은 회계처리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전에도 바이오젠의 태도가 2015년과 같은 상황이라고 판단된다는 충분한 근거가 밝혀진다면 2015년에 지배회사를 관계회사로 변경해 회계 처리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2015년 이전과 2015년의 상황들이 현저히 다르게 펼쳐졌어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 변경이 타당성을 얻을 수 있다.
증권선물위는 이 점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증권선물위 위원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안을 심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강도 높은 제재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10시간이 넘는 회의가 이미 수차례 진행됐는데 과거 회계자료의 검토 필요성이 이제 와서 언급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회의 운영이라는 말도 나온다. 논의가 명확한 결론을 못 찾고 장기화되면서 다양한 추즉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의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내다보면서 7월4일 회의에도 결론이 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제시한 단서가 결정적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결점이 드러날 때까지 파고 또 파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사업을 넘어 바이오의약품 개발제조(CDO)사업까지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갈 길이 먼데 금융당국의 오랜 검사가 기업활동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