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빨간불이 켜졌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은 항공유 가격의 상승으로 올해 유류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항공유를 각각 약 3300만 배럴과 약 1811만 배럴을 사용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영업비용의 24.1%와 26.0%를 유류비용으로 썼는데 항공유 가격이 올라 올해 유류비용이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들은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수익을 방어하기 위해 유류할증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유류할증료 부과를 통해 수익을 완벽하게 방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항공사는 항공유 가격이라는 외부환경으로 받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류할증료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항공유 가격의 상승분을 모두 보전하도록 유류할증료를 책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에도 항공유 가격의 상승으로 유류비용 부담을 크게 안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별도기준으로 유류비용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1.6%포인트와 0.5%포인트 커졌다.
항공유 가격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최근 1년 동안 지속적으로 올랐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6월1일 기준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90.4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3% 올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은 항공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유가 상승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5월 인천국제공항 등 전국 공항의 여객 수는 6182만9587명으로 지난해 1~5월보다 6.7% 증가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몸집을 불리는 것보다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3월 서울 강서구의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수익성을 중심으로 회사를 경영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안정적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장거리 노선 강화 등 수익성을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이익률 개선이 시급하다.
두 항공사는 영업이익률이 미국 델타항공(14.8%), 독일 루프트한자(8.5%) 등 세계 항공사들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률 7.8%로 2016년보다 1.8%포인트 낮아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률 4.4%로 2016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이 앞으로 국제유가 상승에 대비해 항공권 가격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말조차도 항공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유류할증료 부과나 항공유 헷지 등을 진행한다”며 “항공권 가격을 인상하는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 역시 항공권 가격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