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06-05 17: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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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장에서 하루 평균거래대금이 사상 최대 금액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사들이 활황기를 맞고 있다.
하루 평균거래대금이 언제까지 늘어날지를 두고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린다.
▲ 증권 시장에서 일평균거래대금이 사상 최대 금액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활황기를 맞고 있다.<뉴시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5일 “2018년 상반기 증권사들의 하루 평균거래대금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14조 원 규모까지 불어났고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높은 리테일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하반기까지 지금 수준의 회전율이 지속된다고 본다면 증권사들은 시장 전망치 이상의 리테일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증권사들의 하루 평균거래대금을 월별로 나눠 살펴보면 1월 15조7천억 원, 2월 12조8천억 원, 3월 12조3천억 원, 4월 14조2천억 원, 5월 15조4천억 원 등이다.
2월 미국 증시가 하락하며 국내 증시 변동성에도 영향을 끼쳐 하루 평균거래대금이 잠시 주춤했지만 다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2월 하루 평균거래대금은 2015년 증시 호황기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2007년 이후 하루 평균거래대금은 8조 원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해왔다. 분기별로 살펴봤을 때 2015년 2분기에 하루 평균거래대금 규모가 10조3천억 원으로 가장 컸던 것으로 집계됐는데 2018년 1분기에는 이를 훨씬 웃돌았다. 올해 1분기 하루 평균거래대금은 13조8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은 하루 평균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안정적 리테일 브로커리지 수익을 내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2018년 1분기에 순이익 1조4541억 원을 거뒀다. 2007년 1분기 순이익이 1조2907억 원으로 역대 최고였던 것과 비교해 볼 때 1분기 실적의 최대치를 새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하루 평균거래대금은 구조적으로 규모가 확대된 것이며 앞으로도 지금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하루 평균거래대금 규모를 가늠하기 위해 최근 증가한 자금의 성격을 살펴본 결과 이는 구조적으로 지속가능할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증권주 종목들을 평가한다면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혜주를 찾기보다는 투자금융(IB)이나 자기자본투자(PI) 등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의 하루 평균거래대금 급증이 개인자금 증가에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예전에는 정보 면에서 유리한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가 증시를 주도했다면 최근 개인투자자의 역량이 증가해 이들의 거래활동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종목이 다채롭게 변화하고 매매 편리성이 높아지는 등 거래환경이 개선된 것도 개인투자자의 활동이 많아진 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한국 증시에는 미국과 달리 단기 테마주 위주의 거래가 주로 이뤄지는데 최근 제약·바이오주와 남북경협주, 가상화폐 테마주 등이 급부상하면서 개인투자자 거래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은행에 넣지 않는 자금들이 갈 곳을 잃으며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진 것도 한몫을 했다.
장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대형 IT기업들이 견인하고 있으며 개인투자자들의 잦은 거래가 부각될 여지가 없다”며 “국내 주식시장은 단기 모멘텀 위주의 거래장세로 바뀐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정책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코스닥 위주의 장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하루 평균거래대금의 증가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04년 코스닥 기업 투자 활성화정책이 시행됐을 때와 지금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며 “2004년부터 2006년까지 2년 동안 하루 평균거래대금이 2.72배 늘어났는데 2017년 하반기부터 코스피 자금이 코스닥으로 옮겨가는 것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 하루 평균거래대금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하루 평균거래대금이 최근 추세와 같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신중한 의견도 나왔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루 평균거래대금이 지수의 상승 없이 회전율 상승만으로 증가할 수 있는 폭은 한정적”이라며 “증권사들은 상반기 높은 수준의 브로커리지 이익을 누렸지만 지속적 증가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낙관론”이라고 말했다.
올해 하루 평균거래대금이 증가한 데는 회전율 상승이 큰 작용을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18년 1분기 하루 평균거래대금은 2017년 4분기보다 17.3% 증가했고 전년 같은 기간보다 85.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분기 평균시가총액은 전분기보다 2.1%,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 늘어난 데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