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 정부 주도의 LCD패널업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올레드패널 생산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일 "전 세계 LCD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존경쟁에서 핵심은 생산능력과 투자여력"이라며 "중국 패널업체들이 우위에 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중국이 정부 주도로 LCD패널에 막대한 생산 투자를 벌이며 공급 경쟁을 이끌고 있는 배경이 결국 글로벌 TV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TV업체들이 LCD패널 가격 하락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커지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상위 TV업체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LCD패널업황 악화에 대응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대형 올레드패널 투자를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바라봤다.
한국 패널업체들이 LCD 생산라인을 대형 올레드로 전환하면 LCD패널 가격 상승을 이끌 수 있고 이는 결국 올레드TV업체의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LCD패널에 시설 투자를 완전히 중단하고 대형 올레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가세한다면 이런 시장 변화에 더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박 연구원은 "LCD패널사업을 대형 올레드로 전환한다면 단기적으로 매출과 시장 점유율이 줄겠지만 LCD 평균가격을 높이고 중국업체의 공세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과거 자체 기술로 올레드TV를 개발해 출시했지만 시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을 조기에 중단한 적이 있다.
LCD를 포함한 디스플레이시장 상황이 당시와 크게 달라진 만큼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적극적으로 전략 변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디스플레이 선두업체였던 한국기업들이 더 이상 LCD에서 차별화하기 불가능하다"며 "과감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