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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함영주, 'KEB하나은행 채용비리'에 무너질까 단단해질까

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 2018-05-31 16: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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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채용비리’로 38년 은행원 인생에서 일생일대의 고비를 맞았다. 

함 행장의 구속영장이 30일 청구됐고 함 행장은 6월1일 법원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60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함영주</a>, 'KEB하나은행 채용비리'에 무너질까 단단해질까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현직 대형 시중은행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례적 일이다. 

최근 채용비리혐의로 이미 여러 전직 은행장들의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현재 집무를 보고 있어 공백이 초래되면 큰 여파가 있을 수밖에 없는 현직 은행장을 대상으로 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권에서는 ‘채용비리’라는 구태를 쓸어버리겠다는 검찰의 단호한 의지와 나아가 공정성을 강조하는 정부의 기조를 감안한다면 함 행장의 구속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돈다. 

이번에 구속을 모면한다 하더라도 최근 다른 은행장들의 사례를 비춰보면 함 행장 앞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은 두 차례에 걸쳐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세 번째는 검찰이 직접 나서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결국 법원으로부터 영장이 발부됐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지만 현재 불구속 상태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구속영장이라는 날벼락을 맞은 함 행장은 어떤 상념에 잠겨있을까?

함 행장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25살에 서울은행에 입사했다. 서울은행은 인수합병으로 규모를 키운 KEB하나은행의 모태가 되는 은행이다. 

충남 부여군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 자랐는데 낮에는 은행에 다니고 밤에는 대학에 다니면서 주경야독의 의지로 단국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함 행장은 친화력 있고 따뜻한 리더십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일을 할 때는 “산을 만나면 길을 뚫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라”라고 강하게 밀어붙인다. 이런 모습에서 그의 태생적 ‘독함’도 드러난다.

함 행장은 뛰어난 영업맨으로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했고 47세 때 ‘은행의 꽃’이라 불리는 지점장이 됐다.

지금도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하곤 하는데 그만큼 사람을 귀하게 여기며 그 힘으로 실적을 쌓아 올렸다. 

함 행장은 53세 때 부행장에 오른다. KEB하나은행에 소속된 9300 명의 직원들(2013년 말 기준) 가운데 행장을 제외하고 4명밖에 없는 은행권력의 핵심에 오른 것이다.

문제가 된 채용비리도 이 때 벌어진 일이다. 함 행장은 충청 지역자치단체장의 비서실장 자녀를 추천해 최종합격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의 통합은행인 KEB하나은행의 초대은행장이라는 영광의 자리까지 올랐지만 갑자기 운명의 갈림길 앞에 서있게 된 것이다.

금융권에서 만약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결국 ‘혐의없음’ 처분을 받게 된다면 함 행장은 후계구도에서 공고한 입지를 다지게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커다란 악재를 털어내고 가면서 함 행장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는 말이다. 

특히 검찰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피의자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함 행장의 사법처리 결과가 하나금융그룹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은 검찰의 칼날이 어디까지 갈지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다. 

함 행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며 김 회장으로 튈 수 있는 불을 나서서 막기도 했다. 함 행장이 하나금융그룹에 닥친 채용비리 악재를 홀로 짊어질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선상에 닿아있다. 

함 행장의 앞날은 어떻게 펼쳐질까? 대형 시중은행으로 첫 현직 은행장의 구속영장을 받아든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그룹은 어떻게 대응할까?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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