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발주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입찰에 참여한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해외 수주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아랍에미리트에서 일감을 확보할 수도 있다.
30일 중동지역 프로젝트 전문매체 MEED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 토후국 아부다비의 국영석유기업 애드녹이 7월12일에 하일·가샤 사워가스 개발을 위한 매립공사의 입찰을 진행한다.
하일·가샤 사워가스 개발사업은 아부다비 북서부 연안에 위치한 하일과 가샤에서 하루 10억 제곱피트 규모의 가스를 생산하기 위해 가스전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전체 사업 규모는 150억 달러로 추정된다.
가스개발 사업자가 현장에서 가스와 응축물들을 생산한 뒤 육지로 전송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기 위해 가스전 근처에 최소 11개의 인공섬을 조성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한 매립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애드녹이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건설을 포함해 그리스 아키로돈, 벨기에 드레징인터내셔널, 네덜란드 로얄보스칼리스, 사우디아라비아 내셔널마린드레징컴퍼니 등이 매립공사의 사전적격심사(PQ)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이 매립과 준설 등 토목부문에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이번 사업을 따내는 데 유리한 환경에 설 수도 있다.
현대건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수주잔고 가운데 매립공사와 관련한 프로젝트는 모두 4건이다. 다른 대형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만 홍콩에서 매립공사를 수행하고 있고 나머지 기업들은 매립공사를 일감으로 확보하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은 특히 싱가포르에서 매립공사와 관련한 시공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2월에 일본 펜타오션, 네덜란드 로얄보스칼리스와 손잡고 싱가포르 해양항만청이 발주한 11억 달러 규모의 투아스 터미널 핑거3 매립공사를 수주했다.
테콩섬 매립공사와 서부해안 매립공사, 창이동부 매립공사 등에 이어 계속 공사이력을 쌓아가며 관련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해외 건설전문지 ENR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17년에 글로벌 건설사 순위 14위에 올라 하일·가샤 사워가스 개발사업의 매립공사 사전적격심사에 통과한 다른 건설사보다 앞서있다는 점에서도 수주전에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3월
문재인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순방때 경제사절단으로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유일하게 동행해 아랍에미리트 왕실과 네트워크를 다졌던 점도 수주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이 이번 사업을 따내면 부진했던 해외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1분기에 해외에서 새 일감으로 1조1583억 원을 확보했다. 2017년 1분기보다 해외 신규 수주금액이 60%나 급감했다. 2017년 1분기 신규 수주 규모도 과거와 비교해 줄어든 금액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신규 수주는 더욱 부진하다고 볼 수 있다.
올해 해외에서 모두 12조3천억 원을 신규 수주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해외 수주잔고는 1분기 말 기준으로 35조4840억 원인데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11.9% 낮은 수준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