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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바디는 어떻게 체성분분석기 세계 1위가 됐나

김수진 기자 ksj01@businesspost.co.kr 2015-01-09 11: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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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클럽에서 체지방과 근육량을 측정할 때 흔히 “인바디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인바디’는 체성분분석기 이름이자 제조기업의 회사명이다.

인바디는 체성분분석기로 세계 1위를 차지한 국내기업이다. 인바디는 엔지니어 출신인 차기철(56) 대표가 의사들의 연구 전유물이었던 체성분분석기 시장에 뛰어들어 일군 기업이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건강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치료보다 진단과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히 헬스케어 기기도 주목받는다.

차 대표는 인바디의 체성분분석기를 전문가용에서 가정용으로 확대하고 웨어러블 기기까지 늘려 종합 헬스케어기업으로 성장하려고 한다.

◆ 엔지니어가 의료분야에 뛰어들다

인바디는 2014년 3분기까지 매출 360억 원, 영업이익 90억 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2013년 연간실적보다 많다.

  인바디는 어떻게 체성분분석기 세계 1위가 됐나  
▲ 차기철 인바디 대표
인바디는 2000년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70여 국에 체성분분석기를 수출하고 있다.

인바디의 체성분분석기는 인체에 무해한 미세 전류를 통과시켜 체내 수분, 단백질, 무기질 지방을 분석하는 전자의료기기다. 인바디는 클리닉, 관공서, 헬스클럽 등에 전문가용과 가정용 체성분분석기를 공급하고 있다.

인바디는 1996년 차기철 대표가 설립했다. 그는 체성분을 측정한다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던 90년대 중반 사업을 시작해 18년 동안 한우물을 팠다.

차 대표는 엔지니어다. 연세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대학교에서 생체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외과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았다.

그는 1996년 바이오스페이스를 설립했다. 바이오스페이스가 만든 체성분분석기 브랜드인 인바디가 유명해지자 지난해 9월 회사이름을 인바디로 바꿨다.

차 대표는 미국에서 처음 체성분 측정기술에 주목했다. 1990년대 미국에서 비만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자 지방과 근육량을 관리하는데 관심이 높아졌다. 당시 미국에서 체성분 측정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다.

차 대표는 미국에서 생산된 체성분 측정기기의 측정방법이 복잡하고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체성분 측정기기 분야는 주로 의사들이 연구했다. 차 대표는 전공인 기계학과 생체학을 접목시킨 체성분 측정기를 개발하려고 마음먹었다.

창업 초기 체성분 측정기 시장 자체가 없어 고전했다. 차 대표는 “평생 공부만 해서 처음에 영업을 하려니 쉽지 않았다”며 “그래도 기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본사가 직접 판매했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현지에서 직원을 뽑아 교육하고 기계를 팔 만한 곳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는 방법을 선택했다.

인바디는 2천만 원짜리 기계 하나를 파는데 무려 5년이나 걸렸다. 첫 고객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유명 프로농구 구단이었다.

차 대표는 “세련된 방법은 아니지만 뚝심있게 밀어붙이자 성과가 나왔다”며 “소문을 듣고 다른 구단에서 우리도 써보고 싶다고 연락해 왔다”고 말했다.

  인바디는 어떻게 체성분분석기 세계 1위가 됐나  
▲ 인바디 다이얼과 인랩

◆ 인바디는 어떻게 세계1위 기업이 됐나


인바디는 기술력으로 승부한다. 인바디의 체성분분석기는 경쟁사에 비해 정밀도와 재현도에서 뛰어나다.

기존의 체성분분석기는 경험변수를 사용해 동일한 측정자라도 성별, 나이를 달리 입력했을 때 측정값이 차이가 나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인바디의 체성분분석기는 경험변수를 사용하지 않는다. 신체를 양팔, 양다리, 몸통으로 구분하여 실측하기 때문에 정밀도에서 오차범위 1.5% 이내, 재현도에서 99% 신뢰도를 보여준다.

그러다 보니 인바디의 체성분분석기는 경쟁사에 비해 비싸다. 차 대표는 “품질에 자신이 있기에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경쟁업체가 내놓은 가정용 제품은 7만~15만 원 정도인데 인바디 제품은 30만 원대다. 전문가용 일본산 제품이 300만 원이라면 인바디 제품은 2천만 원대다.

차 대표는 “매년 체성분 분석에 관련한 논문 가운데 95%는 인바디 제품을 이용해 나온다”며 “이것이 인바디의 품질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국내 체성분분석기 시장은 300억 원대 규모인데 인바디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인바디는 해외시장에 더욱 주력한다.

차 대표는 “세계시장에서도 경쟁사 대비 5배가 넘는 2천만 원대의 비싼 가격이지만 인기가 더 높다"면서 "인바디는 이제 체성분분석기의 대명사가 됐다”고 자신한다.

인바디는 현재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일본,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일본, 미국, 중국, EU, 중남미, 중동아프리카의 6천여 곳에서 인바디 체성분분석기를 사용하고 있다.

인바디의 2013년 지역별 매출비중을 보면 미국이 22%, 일본이 21%, 중국이 24%다.

일본법인은 2014년 1월부터 9월까지 473억 엔의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법인의 매출은 480만 달러로 2013년 같은 기간보다 63.8% 증가했다. 중국법인은 3200만 위안의 매출을 올려 2013년 같은 기간에 비해 74.9% 늘었다.

인바디는 지역에 따라 다른 판매전략을 쓴다.

일본에서 유명 스포츠체인에 대량으로 납품을 하고 주요 거점별로 딜러를 확보해 매출을 늘린다. 인바디는 도쿄법인 외에도 일본에서 2곳의 지점을 추가로 개설했다.

미국에서 주요 전시회, 학회에 꾸준히 참가해 브랜드 인지도 높여 소개영업을 하는 방법을 쓴다. 중국에서 상하이, 광저우, 베이징지점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인바디는 어떻게 체성분분석기 세계 1위가 됐나  
▲ 이달 인바디가 CES 행사에서 인바디 밴드와 인랩3를 공개했다.

◆ B2C사업 확대, 인바디의 제2의 도약 추진


인바디는 올해 본격적으로 가정용 체성분분석기를 통해 B2C 부문을 강화한다.

차 대표는 "30만 원대 가정용 모델과 신장계, 혈압계를 개발하는 데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전문가용 B2B시장에서 가정용 B2C시장으로 확대하고 제품을 다양화해 종합헬스케어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바디는 얼마 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 박람회 ‘2015 CES’에서 인바디밴드를 공개했다.

인바디밴드는 팔찌와 같은 형태로 착용하면 운동량뿐 아니라 체지방률까지 측정할 수 있다. 이는 세계 최초의 웨어러블 체성분분석기이다.

인바디밴드는 2015 CES 이노베이션 어워드에서 웨어러블 기기 부문에서 2개의 혁신상을 받았다. 수상제품은 인바디밴드와 피트니스밴드인 인랩3였다.

인바디밴드는 이르면 2월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출시된다.

인바디는 2012년 가정용 체성분분석기인 '인바디다이얼'도 출시했다. 체중계처람 생긴 인바디다이얼은 전면의 손잡이를 꺼내면 측정기로 변한다.

다이얼을 돌려 신장을 입력하고 양손으로 손잡이를 잡으면 체중, 체지방률, 근육량, 내장지방이 측정된다. 소요시간은 5초다. 가격은 30만 원대로 중량은 2.7kg다.

인바디는 지난해 말 휴대용 초음파 신장계 '인키즈'도 출시했다. 인키즈는 삼각막대기 형태로 한 손으로 1초 만에 키를 측정할 수 있다. 2014 한국전자전에서 '베스트 콘텐츠' 상을 받기도 했다.

인바디 관계자는 “전문가용 시장에서 1위 입지를 굳힌 여세를 몰아 B2C시장 공략을 확대할 것”이라며 “앞으로 B2C시장 매출이 회사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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