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웹툰에서 인기 웹툰 작가들과 함께 제작해 밤토끼 사이트에 올린 저작권 홍보 웹툰. |
네이버웹툰과 레진코믹스 등 웹툰 플랫폼들이 소비자들의 저작권 인식 개선을 통해 제2의 '밤토끼'가 활개를 치지 못하도록 하는 데 힘쓰고 있다.
24일 네이버웹툰과 레진코믹스 등 웹툰업계에 따르면 웹툰 해적사이트(불법 공유사이트) ‘밤토끼’의 운영자가 검거되면서 웹툰 플랫폼들이 소비자의 저작권 관련 인식을 높이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밤토끼는 한 달 평균 방문자수가 3500만 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웹툰 불법 유포사이트”라며 “밤토끼가 2017년 한 해 동안 국내 웹툰시장에 준 피해액은 2400억 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웹툰업계 관계자들은 밤토끼 운영자의 검거가 웹툰 불법 공유의 근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밤토끼를 제외하고도 인터넷에는 100개가 넘는 웹툰 해적사이트가 남아있다.
웹툰 소비자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문제도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저작권보호원에서 3월 발간한 ‘불법 복제물 단속·시정권고 통계’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온라인에서 불법 복제물 시정권고를 받은 건수는 약 55만5천 건에 이른다. 2013년 적발 건수가 17만 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배가 넘게 증가했다.
한국저작권보호원 관계자는 “소비자의 인식 개선도 관련 법·제도의 정비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근본적으로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이런 사건은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웹툰 플랫폼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작권을 침해하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닿을 수 있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유명 웹툰 작가들과 협업해 밤토끼 사이트 첫 화면에 저작권 침해와 관련해 경각심을 주는 홍보 웹툰을 게시했다. 불법 복제물 이용자들에게 저작권 위반이 심각한 범죄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불법 복제물을 이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기 위해서다.
레진코믹스 역시 ‘럽피’ 작가가 제작한 ‘저작권 보호 캠페인 웹툰’을 밤토끼에 올렸다. 이 웹툰은 24일 저녁부터 레진코믹스 모바일앱과 사이트에서도 볼 수 있게 된다. 럽피 작가는 웹툰 통계 분석기관인 웹툰가이드의 조사 결과 불법 복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작품으로 조사된 ‘퍼펙트 하프’의 작가다.
레진코믹스 관계자는 “2013년 레진코믹스가 유료 웹툰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이후 웹툰 이용자들의 저작권 관련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며 “(웹툰을) 불법적으로 즐기는 사람들도 많지만 앞으로 저작물을 이용할 때 그에 맞는 가치를 지불하는 문화가 더욱 확산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정당하게 돈을 내고 웹툰을 감상한 이용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레진코믹스는 럽피 작가의 ‘퍼펙트 하프’ 웹툰과 관련해 ‘코인백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코인백 이벤트란 퍼펙트 하프 웹툰을 감상하는데 내야하는 코인(레진코믹스에서 유료 웹툰을 감상하기 위해 소비되는 재화)을 이용자들에게 돌려주는 이벤트다.
레진코믹스 관계자는 “퍼펙트 하프는 불법 복제의 최대 피해작품으로 지목됐기 때문에 일종의 상징성이 있다”며 “이 이벤트가 정당한 소비자를 격려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소비자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저작권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도 계속되고 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웹툰 업체들의 지속적 문제 제기를 통해 사회적으로 저작권 침해가 큰 범죄라는 인식이 두터워지고 있다"며 “검·경등 수사기관이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이와 관련해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내사에 착수한 부산경찰청에 직접 감사하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