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2018년 3월23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NH투자증권 사옥에서 열린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사업 독주를 막고 NH투자증권의 투자금융(IB)부문을 크게 키우겠다는 목표에 성큼 다가섰다.
NH투자증권은 단기금융업 인가를 확정 받아 제2호 발행어음 사업자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가 5월 안으로는 발행어음 사업권을 추가로 주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계속 나왔는데 23일 NH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가 증권선물위원회 회의 안건으로 상정됐고 무사히 통과됐다.
정영채 사장은 발행어음을 통해 취임할 때부터 공언했던 투자금융부문 키우기에 한층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단기금융업이란 만기 1년 안의 어음 등을 발행하는 사업으로 증권사의 자금 조달에 큰 축을 마련할 수 있게 해 초대형 금융투자사업자(IB)의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발행어음사업이라고도 불리며 자기자본의 200%까지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3월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 4조7811억 원으로 9조5621억 원까지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발행어음은 발행절차가 간편해 투자자로부터 수시로 자금을 받을 수 있고 자금 조달의 금리를 낮출 수 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권사가 발행어음사업을 하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0.8~1.3%포인트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1월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18년 자본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세미나에서 “발행어음은 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한 플랫폼”이라며 “단순한 수익 창출의 수단이 아니라 증권사가 위험관리를 하며 시장에 새 상품을 원활히 내놓을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2018년 안으로 어음을 1조5천억 원까지 발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정 사장은 1988년 대우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2005년 투자금융(IB)담당 상무를 지낸 뒤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에서 일했다. 투자금융분야의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이번 단기금융업 인가가 정 사장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도 새로운 사업자를 반기는 분위기다.
NH투자증권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서 한국투자증권이 독점하고 있는 증권사 발행어음시장에 경쟁과 공생구도가 생기고 전체 시장의 규모도 커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유일한 단기금융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을 3월 말까지 모두 2조2756억 원 발행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로운 발행어음 사업자의 등장은 증권업계 발전을 위한 긍정적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며 “증권사 발행어음 시장 확대와 함께 발행어음 도입 취지에 맞게 모험자본 투자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