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주가가 통신비 인하 악재로 최근 1년 동안 하락세를 보였는데 5G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5G 서비스의 성장성에 주목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5G와 관련해 KT 기업가치에 우호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는 6월15일 진행될 5G 주파수 경매에서부터 이통3사 가운데 가장 유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5GHz 대역에서 280MHz폭을 이통3사에 할당하는데 한 통신사가 확보할 수 있는 최대치인 100MHz로 제한했다.
이 때문에 자금 여유가 있는 KT와 SK텔레콤이 동일하게 100MHz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KT는 SK텔레콤보다 많은 가입자당 5G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다. 올해 3월 기준으로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점유율 47.87%, KT는 31.42%를 차지하고 있다.
장민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5G 주파수 경매는 KT에게 다소 유리하게 진행될 수 있다”며 “주요 주파수의 최대폭이 제한되면서 KT는 가입자 수 대비 많은 주파수 영역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가입자 규모에 비해 많은 5G 주파수를 할당받으면 네트워크 가동률 측면에서 경쟁사보다 여유로울 수 있다. KT가 2019년 5G가 상용화돼 서비스를 출시할 때 SK텔레콤보다 소비자의 데이터 소비를 촉진하는 전략을 세우기 수월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LTE에서는 LG유플러스가 가입자 대비 주파수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월 경쟁사의 최고가 요금제보다 2~3만 원 저렴하게 용량과 속도 제한 없이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주파수 경쟁력을 적극 활용해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
KT는 5G 기술 경쟁력에서도 이통3사 가운데 가장 앞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월에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며 전 세계에서 5G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주파수 확보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면 KT는 5G 시대에 출발선부터 앞설 기회를 얻게 된다.
장 연구원은 “KT는 평창에서 보여준 기술을 기반으로 앞으로 전개될 5G 시대에 다양한 수익모델을 만들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5G 관련 수익모델으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T의 5G 경쟁력이 부각되면 기업가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최근 1년 동안 통신비인하 악재로 기업가치 하락세가 지속됐다. 2017년 8월 최고 3만555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21일 2만7400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5G 서비스의 윤곽이 나온다면 KT 주가는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5G 특성을 활용해 데이터 사용량이 높은 서비스를 출시함에 따라 기존 고객을 바탕으로 가입자당 월 매출(ARPU)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KT는 5G 망 구축에 활용될 필수설비의 약 73%를 보유하고 있어 SK텔레콤, LG유플러스보다 빨리 5G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필수설비를 개방함으로써 얻는 임대수익을 5G망 구축에 재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KT의 5G 경쟁력 가운데 하나다.
양종인 연구원은 “현재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KT의 필수설비를 이용할 때 지불해야하는 대가를 산정하고 있다”며 “필수설비 임대수익은 KT의 5G 설비투자비에 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