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8-05-20 10: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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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회사인 넷플릭스와 손잡고 인터넷TV(IPTV)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온힘을 쏟고 있다.
LG유플러스는 IPTV사업에서 급성장하고 있는데 넷플릭스와 협력으로 성장세에 날개를 달 수 있을 수도 있다.
▲ 넷플릭스 초기화면.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IPTV에서 넷플릭스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면서 경쟁사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 콘텐츠를 IPTV에서 제공하기 시작하면 유료방송업계에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미디어 공룡이라 불리는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IPTV를 통해 우리나라에 진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케이블TV회사인 CJ헬로와 딜라이브가 현재 넷플릭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파급력은 크지 않았다. 케이블TV회사는 정해진 구역에서만 방송을 송출하고 있어 지역적 한계가 있고 마케팅을 펼치는 데도 제약이 있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전국적 영업망을 갖추고 있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제휴로 IPTV 가입자 확대에 힘을 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17년 하반기 기준으로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율 10.89%를 차지했다. KT, SK브로드밴드, CJ헬로에 이어 4위에 오른 것인데 최근 가입자 증가세는 가장 높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IPTV 가입자가 2017년 1분기보다 14.9%나 증가했다.
2017년 12월 인공지능 스피커에 IPTV를 접목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출시해 IPTV 경쟁력을 더욱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넷플릭스 콘텐츠까지 더해지면 IPTV 가입자 유치에서 경쟁사를 앞설 수 있다.
4일부터 무제한요금제에 새로 가입하는 고객에게 넷플릭스 3개월 이용권을 제공하며 이미 넷플릭스를 활용한 마케팅을 시작했다.
증권가에서도 LG유플러스가 넷플리스와 협업으로 IPTV 가입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은정 DB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의 IPTV사업은 요금 업셀링(고객이 구매하려던 것보다 가격이 높은 서비스를 구입하도록 유도) 정책과 인공지능 스피커와의 결합으로 지속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2분기부터는 넷플릭스와 협업을 시작해 미디어 수익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손잡은 것이 장기적으로 ‘악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주문형비디오(VOD)시장이 넷플릭스에 잠식돼 LG유플러스의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국내 주문형비디오 매출은 2014년 5734억 원에서 2016년 7094억 원까지 증가하며 IPTV회사의 효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 등 글로벌기업이 국내 주문형비디오시장을 장악하면 LG유플러스 등 IPTV회사들의 수익모델이 잠식될 가능성이 있다.
유럽은 이미 현지 콘텐츠회사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진출한지 6년 만에 주문형비디오시장 90%를 장악했고 프랑스에서도 넷플릭스가 30%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방송협회는 17일 성명서를 통해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제휴는 국내 미디어산업의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며 “LG유플러스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달콤한 향기에 취해 독배를 마시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