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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성큼 다가오는 ‘블록체인 혁명’,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8-05-20 09: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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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들이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꾸리는 데 힘쓰면서 상용화까지 멀지 않았다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면 금융회사들은 비용과 보안에서 혁신적 개선을 만들고 금융 소비자들은 수수료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 성큼 다가오는 ‘블록체인 혁명’,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 블록체인 이미지.

금융감독의 방식도 현장조사와 사후점검에서 벗어나 실시간 점검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20일 금융권과 기술업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들이 컨소시엄을 꾸려 블록체인 기술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상용화 단계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금융업은 블록체인 기술이 가장 먼저 상용화될 업권으로 꼽힌다. 블록체인 기술의 최대 장점인 ‘보안성’과 ‘비용 절감’이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될 영역이기 때문이다.

많은 핀테크기업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금융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고 금융회사들도 블록체인에 바탕을 둔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2018년 1월에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2025년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10%가 블록체인을 통해 발생되고 글로벌 은행 80%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블록체인은 금융회사의 기존 중앙서버를 통한 금융 거래 시스템을 대체할 차세대 시스템으로 꼽힌다. 새로운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거래 참여자들이 개별적으로 지니고 있는 온라인 거래장부에 ‘블록’이 만들어지고 이 내용을 ‘체인’처럼 연결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세계경제포럼은 “블록체인은 최근 20여 년 동안 인터넷이 세상에 끼친 영향보다 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금융회사들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가장 많은 기대를 거는 부문은 비용 절감이다.

금융회사들은 그동안 결제정보를 한 곳으로 모으고 거래내역을 검증한 뒤 보관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사용했다.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5대 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면 은행 간 거래 정산비용 60%, 글로벌 결제비용 42%가 각각 절감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안성이 기존 시스템보다 뛰어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금처럼 모든 거래정보가 한 곳에 집중되는 시스템에서는 해킹이나 바이러스 등을 통해 중앙 결제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 거래가 정지되거나 거래내역이 조작될 가능성이 높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거래는 중앙전산망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전체 거래가 정지될 여지가 적고 각 거래 참여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블록’끼리 비교해 조작된 내역을 찾아낼 수 있다. 블록체인 시스템에 담긴 기록은 절반이 넘는 사용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삭제하거나 수정할 수 없다.
 
금융권에 성큼 다가오는 ‘블록체인 혁명’,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 블록체인을 활용한 보험금 자동지급 서비스 방식.<교보생명>

보험사들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스마트 계약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스마트 계약이란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거래가 자동으로 실행되는 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 AXA보험은 항공편이 2시간 넘게 지연되면 별도의 보험금 청구라는 절차 없이 자동으로 보험금이 지금된다.

중국 보험사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농업과 임업, 어업 등에서 발생하는 자연재해를 대비하거나 석유 탐사, 해수양식 등의 탐사설비에 필요한 보험인 기상재해보험(Catastrophe hazard insurance)도 선보이고 있다.

국내 보험사 가운데서는 교보생명이 실손의료보험의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금융 소비자들이 얻을 수 있는 이점도 뚜렷하다.

금융 소비자들은 금융기관마다 공인인증서를 등록하고 이를 관리해야 했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면 이럴 필요가 없다.

금융 거래의 안정성과 호환성을 위해 꼭 필요했던 중개기관이 사라지면서 금융 소비자들은 국제송금을 실시간으로 할 수 있고 중개기관이 받는 수수료도 없어져 금융 거래 수수료를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CEV’는 블록체인을 통해 해외송금 수수료를 10% 이상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감독분야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은 활용될 여지가 많다.

강준영 KDB미래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블록체인은 실시간 추적이 가능하고 높은 정보 가시성을 갖기 때문에 회계감사와 기업 공시에 활용할 수 있다”며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건전성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회계법인인 딜로이트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감사대상 기업의 회계기록에 적은 비용을 들이고 더욱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기업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감독기관에 부여하거나 감독기관이 만든 블록체인에 피감 기업의 데이터베이스를 연결하면 서류 작성의 부담 없이 상시 모니터링과 상시 검사가 가능해진다.

최근 문제가 된 삼성증권 ‘유령 주식 사고’도 금융당국과 증권사, 증권거래소, 예탁결제원 등이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네트워크를 꾸렸다면 예방할 수 있었다는 말도 나온다.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식이 위조됐거나 허위로 발행됐더라도 각 주체들이 지닌 주식장부와 거래내역을 바탕으로 문제가 있는 주식은 시장에서 거래조차 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블록체인은 인터넷 혁명 이후 가장 큰 변화를 낳을 기술로 꼽히고 있다”며 “금융권에서 기술적 논의와 이를 바탕으로 구체화하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블록체인의 강점이 금융에서 가장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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