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7일 오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를 가려내는 감리위원회에 소명하기 위해 서울 세종대로 정부청사에 들어오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에 결백을 주장하며 언론에 공개한 금융감독원에 책임을 묻겠다는 태도를 거듭 보였다.
김 대표는 1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분식회계 관련 감리위원회에 참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의구심이 있는 모든 부분을 놓고 인내심으로 투명하게 밝히겠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과정에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언론에 공개한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통해 확정적 결론이 난 다음에 대외에 공표되는 것이 맞는데 최종 결론이 나기 전에 사기, 분식 등의 이름으로 언론에 공개한 건 당사자가 누군지 몰라도 큰 잘못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해서도 결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는데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늘릴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2015년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이사회 규정상 양측이 같은 수로 이사회를 구성하게 되어 경영권을 지배할 수 없게 된다”는 이유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의사가 없었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사업초기부터 2014년까지는 바이오젠 입장에서 콜옵션 행사 비용보다 콜옵션 행사로 얻는 추가 지분 가치가 불확실했다”며 “그러나 2014년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시장에 대한 가능성이 적극적으로 대두됐으며 초기 개발 제품들의 성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5년 전 세계 8조원 이상 시장 규모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브렌시스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세계 최초로 판매 승인을 받았고 유럽에서도 승인이 나왔다”며 “이어 레미케이드·허셉틴·란투스 등이 줄줄이 승인을 받으면서 바이오젠 입장에서 콜옵션 행사 비용에 비해 콜옵션에 따른 지분 가치가 획기적으로 높아지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 회계기준(USGAAP)과 한국이 채택한 국제회계기준(K-IFRS)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봤다.
김 대표는 “미국 회계기준은 실제 콜옵션이 행사되고 나서 지분법 연결을 하도록 하지만 IFRS에서는 재무제표의 정보를 선행해서 제공하자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 가능성을 사전에 알리기 위해 재무제표 연결을 지분법으로 바꾸도록 돼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5년 상장 당시 금융감독원 등 여러 기관에서 3차에 걸쳐 검증한 것을 2018년에 와서 다시 조사하는 충격적 상황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2015년에 일어난 팩트와 자료 중에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 회계 석학들로 구성된 감리위원회 위원들의 판단을 믿겠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용창출 효과도 부각했다.
김 대표는 “2011년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50명 직원이 시작해 2018년 현재 만 7년 만에 의약품위탁생산(CMO) 세계 1위가 됐다”며 “명예가 실추됐고 우리 임직원들이 충격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400~500명의 젊은 직원을 채용해 지금 직원이 3천 명이고 평균 연령은 29세, 여성인력 비율이 40%인데 이런 회사가 어디 있느냐”며 “우리가 지속적으로 투자해 회사를 더 키우고 젊은 사람들을 더 고용해서 우량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익을 내고 세금도 내서 우리를 믿어준 국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