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사장은 그동안 오너일가 갑횡포 논란에서 한 발 물러나 있었는데 대한항공 직원들로부터 조원태 사장의 갑횡포 의혹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JTBC는 14일 대한항공 승무원 진술을 인용해 “조원태 사장은 안내방송이 나오면 기내 모니터의 게임화면이 끊긴다며 일등석에서는 비행과 관련해 경고방송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며 “그 뒤 대한항공은 경고방송 지침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조양호 회장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갑횡포 논란에 잘못 대응해 논란을 키워 더 큰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 경영자가 위기상황을 관리하는 데 수습방안을 내놓는 시점과 수습방안의 내용이 열쇠"라며 "하지만 조양호 회장은 수습에 나설 시점을 놓친 데다 적절하지 못한 방식으로 수습하려 했다가 더 큰 일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조양호 회장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갑횡포 논란이 터져 나왔을 당시 즉각 사과하거나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는 등 수습에 나서지 않았다.
대한항공 전반에서 오너일가 갑횡포를 놓고 폭로가 나오는데도 조현민 전 전무의 사과 수준에서 논란이 누그러들길 기다렸다.
그 뒤 논란이 지속적으로 확산하자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를 사퇴하도록 했다. 대한항공을 전문경영인체제로 바꾸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대한항공 직원들의 촛불집회 등 조양호 회장 일가의 경영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국토교통부 등 정부기관이 한진그룹 오너일가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조양호 회장은 최근 진에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는데 이미 시기를 놓쳤다는 말도 나온다.
▲ (왼쪽부터)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위기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전문경영인에 경영을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양하 한샘 대표이사 회장은 2017년 한샘이 사내 성폭행 논란에 휩싸이자 중국출장 일정을 남겨두고 급히 귀국해 사태 수습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최 회장은 즉각 사과한 뒤 소통창구 마련 등 재발 방지대책을 내놓았다.
그 뒤 곧바로 한샘은 기업문화팀을 회장 직속의 기업문화실로 승격하고 여성인권과 기업문화 관련 외부전문가들로 기업문화 자문단을 구성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오너 리스크는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원인 제공자라는 점에서 한 번 터져 나오면 기업에서 대책을 내놓기 힘들며 전문경영인이 최종 의사결정권을 갖추고 독립성을 확보하면 기업이 오너 리스크에 대응하기 더욱 쉬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