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사들이 인건비 부담으로 고전하고 있다고 외국언론이 보도했다.
값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저가 공세를 펴는 중국 조선사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조선사에겐 희소식이다.
▲ (왼쪽부터)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
15일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중국 조선소들이 임금 상승과 노동조건 개선 요구에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레이드윈즈는 산둥성 조선소의 평균 월급이 6천 위안으로 10년 전보다 2배 가량 올랐다고 보도했다. 상하이 등 중국 남부에 있는 조선소는 이보다 높아 노동자 한 명에게 월 평균 8천~1만 위안씩 지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최대 민영조선사인 양즈장조선의 렌 위안린 회장은 트레이드윈즈와 인터뷰에서 “3년 전까지만 해도 인건비 비중이 전체 조선소 운영 비용의 10%에 그쳤다”며 “하지만 임금은 오르고 선가는 떨어져 현재 인건비 비중이 15%에 이른다”고 말했다.
중국 조선사의 인건비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 젊은이들이 조선업에 종사하는 것을 기피하면서 구인난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중국 장난 조선사의 후 커이 기술감독은 “중국 조선사가 도시 외곽에 있는 데다 노동환경이 나빠서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트레이드윈즈에 전했다.
중국 조선사들이 값싼 인건비를 앞세워 저가 공세를 강화해왔던 만큼 한국 조선사는 중국 조선사의 인건비 상승 소식에 반색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싱가포르 등 조선사의 가격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적 요소는 바로 인건비”라며 “선박 기자재와 원자재 가격 등은 중국이나 한국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노동자 한 명에게 지급한 월평균 임금은 520만 원 가량이다. 한 달에 1만 위안(약 169만 원)을 받는 중국 노동자의 3배가 넘는다.
반면 인건비를 빼면 선박 기자내나 원자재 가격은 한국과 중국이 비슷하다. 중국 조선사도 선박의 핵심부품인 엔진을 두산엔진에서 사오는 비중이 크다. 후판 등 철강재 가격은 전 세계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한국 조선사는 현재 중국 조선사의 저가 공세에 치여 일부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수주를 하고 있다. 그마저 없으면 고정비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주력 선종인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에서는 이익을 거의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적자수주를 하더라도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해주기까지 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소의 인건비가 오른다면 가격 경쟁의 압박이 줄어들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기술력에서 앞선 한국 조선소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