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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삼성전자 보유지분 매각 뒤 '수익 구멍' 어떻게 메울까

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 2018-05-14 16: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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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한 뒤 배당수익을 대체할 사업구조를 놓고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고 나면 거액의 배당수익이 사라져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14일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당국의 기조에 따라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최대주주 지위를 해소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대규모 지분 매각 뒤 거액의 삼성전자 배당수익 감소 등 기회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삼성생명, 삼성전자 보유지분 매각 뒤 '수익 구멍' 어떻게 메울까
▲ 현성철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삼성생명에 삼성전자 지분 매각방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함에 따라 삼성생명이 어떤 방법으로든 삼성전자 지분의 상당부분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면 당장 실적에서 구멍이 생기기 때문에 공백을 채워낼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삼성생명이 12일 발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1분기에 순이익 3900억 원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삼성전자로부터 얻은 배당수익이 188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수익은 상응하는 비용이 없기 때문에 수익이 그대로 순이익에 반영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1062만3천 주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1분기에 한 주당 분기 배당수익 1만7700원을 지급했다. 

특히 2018년 1분기처럼 삼성생명이 보험영업이익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두거나 삼성전자 지분으로부터 얻는 배당수익 외 투자이익이 많지 않을 때 삼성전자 주식의 부재가 미치는 영향은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삼성생명은 1분기 보험영업이익 3460억 원을 거뒀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줄어들었다. 금융자산 및 부동산 매각이익도 220억 원을 올려 지난해 1분기보다 82% 감소한 것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삼성생명의 전체 순이익 가운데 삼성전자 배당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때로는 절반을 넘기도 한다.

삼성생명은 2017년에 순이익 9407억 원(별도기준)을 거뒀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지분으로부터 올린 배당수익은 5152억 원에 이른다. 

삼성생명의 실적은 삼성전자의 배당정책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모습을 나타낸다.  

삼성전자가 2017년 한 해 동안 한 주당 4만2500원의 배당을 지급함에 따라 삼성생명은 5152억 원 규모의 삼성전자 배당수익을 인식했다. 

2016년에는 삼성전자가 한 주당 2만8500원의 배당정책을 결정해 삼성생명은 2231억 원의 배당수익을 인식했다. 2016년과 2017년을 비교해 보면 배당수익이 2배 이상 널뛰기한 셈이다.

최 위원장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생명은 지금으로서 삼성전자 지분의 배당수익이 꽤 괜찮았겠지만 삼성전자에 충격이 생기면 삼성생명으로 전달되는 리스크가 클 것”이라며 “만약 삼성전자 주가에 큰 변화가 생기면 삼성생명은 다른 보험사보다 20배를 넘는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인수합병이나 해외시장 진출 등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점이나 독립보험대리점(GA) 등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수동적 대응을 하는 것과 관련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털면서 새로운 지배구조를 짜는 것과 동시에 사업구조 개편과 새 성장동력 발굴 등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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