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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의 서러움, 그들은 조현민 김동선의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8-05-09 17: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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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오너일가 사태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지만 정작 사건의 시발점이 된 HS애드 측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사를 검찰에 내놓았다.

조 전 전무를 국외로 추방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고 대한항공 직원들 역시 조 전 전무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점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을의 서러움, 그들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210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현민</a> 김동선의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
▲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일 새벽 서울 강서구 강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뉴시스>

갑을관계가 그 어느 곳보다 확실한 광고업계의 관행으로 볼 때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말이 나온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폭언과 폭행 혐의로 출국금지됐다. 

이명희 이사장은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확실하고 구체적 동영상까지 있어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폭행 혐의로 입건됐던 딸 조현민 전 전무가 피해자인 HS애드 직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일단 구속을 피할 수 있었던 점과 대조적이다.

검찰은 4일 경찰이 신청한 조 전 전무의 구속영장을 반려하며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HS애드가 광고주와 광고회사의 관계에 놓여있다는 점이 절대적 영향력을 미쳤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광고업계에서 ‘조물주 위에 건물주, 건물주 위에 광고주가 있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로 광고회사와 광고주는 전형적 갑을관계다.

처음 조현민 전 전무의 사건이 알려진 뒤 HS애드 측이 이 사건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광고업계의 관행상 광고주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가 없다”고 대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 전 전무가 그동안 광고업계에서 갑 횡포로 유명했음에도 이제서야 이 사실이 알려진 점 역시 갑횡포를 당하고도 쉬쉬하는 광고업계 관행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건을 처음 익명게시판에 올렸던 광고회사 직원도 논란이 커지자 글을 삭제했다. 이를 두고 회사의 압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HS애드와 대한항공의 인연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HS애드는 대한항공의 광고를 제작하며 10년 넘게 대한항공과 인연을 맺고 있다.

HS애드는 LG그룹의 광고 계열사로 제일기획, 이노션에 이어 취급액 기준으로 업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항공 외에도 LG그룹 계열사, K2, 배달의 민족 등 여러 광고주가 있지만 대한항공은 남다르다.

HS애드가 광고시장에서 처음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도 대한항공의 광고 ‘어디까지 가봤니’ 시리즈가 전파를 타면서부터다.

조 전 전무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곳도 HS애드다. 그는 2005년 HS애드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광고를 배웠고 2년 뒤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 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 전 전무는 과거 인터뷰에서 “HS애드가 잘한다”며 “대한항공을 외국에서 어떻게 느낄까를 항상 고민하는데 언제나 HS애드에서 먼저 아이디어를 말해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불거졌던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의 폭행 사건도 우리 사회의 갑을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9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막내아들인 김동선 전 차장이 술자리에서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을 폭행한 사실이 11월 뒤늦게 드러났다.

그러나 폭행당한 변호사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김 전 차장은 검찰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당시 서울지방변호사회와 한국여성변호사회가 ‘전형적 갑횡포다’, ‘대형 고객의 지위를 남용했다’며 성명을 내 비판했지만 정작 피해자인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은 이 사실을 두 달이나 외부로 알리지 않았다.

사실이 드러난 뒤에도 김앤장은 ‘개인의 일’, ‘나중에야 알았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국내 최대 법률회사조차 재벌 고객사에는 적극적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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