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 고등훈련기(APT)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해외 수주잔고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고등훈련기 수주에 성공하면 해외 완제기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9일 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미국 고등훈련기 수주가 완제기 수출 사업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일감을 맡긴다는 사실 자체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기술력이 보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수주에 도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노후화한 훈련기를 새 훈련기로 교체하는 사업으로 초도물량 350대의 계약금액만 모두 17조 원에 이른다.
5월 수주에 도전하는 각 컨소시엄이 최종가격을 제출한 뒤 6월에서 7월 사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군용기를 연구개발, 생산하고 기체구조물을 제작해 납품해 왔는데 완제기부문에서 수주를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017년 기준 전체 수주잔고에서 완제기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5.1%에 그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매출의 5% 이상인 주요 수출계약 4건 가운데 3건 진행률이 90% 이상으로 해외 수주잔고도 많이 남지 않았다.
해외시장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이번 미국 고등훈련기 수주는 중요하다.
김 사장은 4월 내일신문과 인터뷰에서 “미국 고등훈련기 수주로 막대한 매출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이번 수주를 계기로 세계 고등훈련기시장의 최강자로 매김 하면 해외에서 추가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그동안 미국 고등훈련기 수주의 관건은 원가 절감이라고 밝혀왔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컨소시엄은 이미 고등훈련기 T-50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발비 절감에 이점을 보유하고 있다.
경쟁상대인 미국 보잉-스웨덴 사브 컨소시엄은 최근 시제기를 완성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시제기를 안정화하려면 일정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비용 측면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을 어느 컨소시엄이 수주하게 될지 예상하기는 힘든 부분”이라며 “가격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정치적 상황이나 미국 내의 변수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