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이 새 스마트폰 ‘G7씽큐’의 가격 책정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보인다.
G7씽큐가 단번에 눈길을 끌 만한 ‘와우 팩터(탄성을 내지를 만한 요소)’가 부족한 점이 한계로 꼽히는 데다 아이폰이나 갤럭시 시리즈와 비교해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은 만큼 제품 완성도가 뛰어나다고 해서 높은 가격을 매기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황 부사장은 3일 공개행사에서 직접 G7씽큐의 소리 증폭 기능인 ‘붐박스 스피커’를 시연하면서 홍보에 열과 성을 다했다.
그러나 제품 완성도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던 그도 G7씽큐 가격을 놓고서는 고민이 많아 보였다.
G7씽큐는 카메라와 오디오 기능, 디스플레이 등 소비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기본 기능을 개선해 전반적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상규 LG전자 한국모바일그룹장은 “LG전자 G7씽큐는 일 년에 한번 쓰는 재미요소보다 ‘오래 쓰는 좋은 폰’이라는 콘셉트에 충실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프리미엄’ 제품에 걸맞은 '특별함'이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전자전문매체 슬래시기어는 “G7씽큐는 소비자들이 특별한 가치를 가진 제품에 돈을 투자했다고 느끼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경쟁제품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고 그렇다고 아예 차별성을 내세우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황 부사장 역시 고가 정책을 내세울 생각은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계속 적자를 보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고가 정책으로 제품 마진을 많이 남기려고 하는 생각은 전혀 없다”며 “고객들이 원하는 가격대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가전전시회 ‘CES2018’에서도 “1년, 1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것이 목표가 아닌,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속적으로 흑자를 낼 수 있도록 사업체질을 바꾸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으로 미뤄 G7씽큐의 가격이 이전 시리즈은 G6보다 낮게 책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7년 3월 출시된 G6는 당시 출고가격이 89만8천 원이었다.
그렇다고 가격을 대폭 낮추기도 어렵다. 가격으로 승부하기에는 중저가 스마트폰이라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강력한 경쟁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공교롭게도 G7씽큐 출시 날짜와 겹친 2일 신제품 중저가 스마트폰 ‘A6’를 내놨다.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카메라, 듀얼카메라 등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추면서도 가격은 40만 원대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황 부사장 역시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가격을)아주 낮추고 싶지만 고려할 부분이 많다”며 “좋은 가격에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우리도 바라는 바이며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고려해야 할 것’에는 많은 요소들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전작인 ‘G6’의 출고가격보다 크게 낮추기가 어렵다는 점,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해야 하는 부담, 12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재무상태 등 가격과 관련해 고려해야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LG전자는 대부분의 제품군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쓰고 있다. 스마트폰과 관련해서도 애플의 아이폰이나 맥북처럼 "우리 스마트폰을 쓰는 게 자랑거리가 되게 하는 게 장기적 목표"라고 제시하고 있다.
황 부사장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LG전자는 G7씽큐 예약판매일인 11일 전에 가격을 공개한다. 황 부사장이 고심한 결과가 나오기까지 불과 3일 남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