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앞도 보지 못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인데 각종 변수가 얽히고설켜 돌아가는 한국의 부동산시장을 정확히 전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국민 대부분의 전 재산이 부동산인 우리 현실에서 시장을 잘못 전망해주면 큰 손해를 보는 사람도 생길 수 있으므로 지극히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 장인석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 소장.
그럼에도 부동산시장에 오랫동안 종사한 전문가로서 나름의 소신있게 얘기하지 않으면 그건 직무 유기에 해당된다. 따라서 나중에 틀려 매를 맞더라도 필자의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한국의 주택 혹은 아파트시장은 3년 동안 상승 곡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후 2년 동안은 완만한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 이유는 기준금리가 1.5%로 저금리인데다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돼 있다고 해도 한 번에 올릴 수 있는 게 0.25%이므로 3%까지 진입하려면 최소 3년은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부동산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지만 금리 인상이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치려면 꾸준한 금리 인상이 몇 단계 지나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의견들이다.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경기가 좋아진다는 신호이므로 경기 회복과 함께 부동산시장도 상승세를 지속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제로금리를 7년 동안 유지하다 경기 회복과 함께 기준금리를 2015년 12월 인상했다. 그 이후 5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해서 2018년 4월 현재 1.75%까지 올라갔지만 부동산 상승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부동산시장이 앞으로도 3~,4년 동안은 더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미국에 없는 변수가 있다.
바로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미 6차례나 부동산 규제책을 발표했는데 부동산시장의 과열이 꺾이지 않으면 더욱 강력한 부동산 진정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다름 아닌 보유세 인상이다. 종부세 인상보다 더욱 강력한 것은 다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가중 부담이다.
보유세 인상은 문재인 정부로서도 부담스러운 정책이라 쉽게 내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만일 강력한 세제정책이 나온다면 시장은 급격히 냉각될 것이 분명하다.
이미 부동산시장은 4월1일 부동산 중과세정책이 시행되면서 서서히 냉각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개업소엔 매물이 쌓여가고 거래는 뜸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호가는 내려가지 않고 있으며 분양시장은 아직도 활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전형적 눈치 장세라고 할 수 있다. 다주택 중과세 시행과 앞으로의 보유세 인상 가능성으로 시장이 어찌될지 지켜보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호가만 내려가고 떨어진 가격으로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에 이 소강상태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이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이기도 하다.
또 2017년 1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단 5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값이 1억에서 3억 원까지 가파르게 올랐던 점을 놓고 자성과 반발이 교차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많이 올랐으니 상투라는 사람들과 많이 올랐으니 이제 떨어질 일만 남지 않았느냐는 사람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시장이 상승세를 유지한다는 필자의 의견에 동의한다면 아파트 투자에 나서도 무방하다. 단 3년 이상 상승세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므로 서울 도심의 블루칩 아파트 위주로 투자하기를 권한다.
그 지역의 랜드마크, 혹은 ‘대장주’로 불리는 블루칩 아파트는 오를 땐 많이 오르고 떨어질 땐 적게 떨어지기 때문에 시장이 불투명한 이런 시기에는 최적의 투자대상이다.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 한남뉴타운이나 성수전략정비구역의 재개발 부동산 등도 블루칩 아파트라고 할 수 있다.
갭투자 등으로 수도권이나 서울 변두리 아파트들을 무분별하게 사들인 투자자들은 2018년 4월 다주택자 중과세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서둘러 처분할 필요가 있었다. 똘똘한 블루칩 한 두 채만 보유하는 전략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만약 2018년 4월 이전에 처분하지 못한 다주택 보유자들은 양도차익이 적은 주택부터 순차적으로 매도하면서 부동산시장의 진행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시장이 앞으로 3년 동안 상승세를 유지한다는 필자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많을 줄 안다.
이렇게 시장 전망이 헷갈리는 분들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판다’는 시세차익 투자에서 탈피하면 된다. 시장 전망과 상관없이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물건에 투자하는 ‘가치투자’를 하면 되는 것이다.
가치투자는 시세차익 투자에 비해 안전하지만 물건을 선택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생업에 종사하느라 시간 내기 힘든 판국에 주말마다 발품 팔아 ‘좋은 물건 찾아 삼만 리’하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를 악물고 돌아다니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좋은 물건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다리에 알이 배고 신발이 닳아 헤지기만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강남 재건축이나 월세가 잘 나오는 임대부동산, 서울 도심의 땅을 구입하는 것이다.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꾸준히 가치가 오르는 부동산이기 때문이다.
장인석은 경희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사에 공채로 입사해 15년 동안 기자로 활동했다. 퇴사 후 재건축 투자로 부동산에 입문, 투자와 개발을 병행하면서 칼럼 집필과 강의, 상담, 저술 등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2009년 7월부터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를 차려 착한투자를 위한 계몽에 열심이다. 네이버에 ‘착한부동산투자’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동산투자 성공방정식', '불황에도 성공하는 부동산 투자전략', '재건축, 이게 답이다', '돈 나오지 않는 부동산 모두 버려라', '부자들만 아는 부동산 아이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