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노르웨이 조선해운 전문매체 업스트림에 따르면 글로벌 석유회사 셰브론이 이르면 7월 로즈뱅크 프로젝트에 투입할 해양플랜트를 건조할 조선사를 선정한다.
업스트림은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셰브론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이르면 7월, 늦어도 3분기 안에 선정할 것”이라며 “아직 어떤 조선사가 우위에 있는지 파악할 수는 없지만 한국 조선사가 이번 일감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보도했다.
셰브론은 로즈뱅크 해양플랜트 발주를 논의하기 위해 4월 말 미국 휴스턴에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와 싱가포르 셈코프마린 관계자와 만나 중요한 협의를 진행했다고 업스트림은 전했다.
셰브론이 3월 말 조선사들로부터 해양플랜트와 관련해 기술과 가격 관련한 입찰제안을 모두 받은 뒤 진행한 협상인 만큼 이번 협상이 발주를 위한 중요한 절차라고 업스트림은 보도했다.
이번 수주전에 대우조선해양은 엔지니어링그룹 우드,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 엔지니어링회사 아커솔루션과 팀을 이루고 현대중공업과 셈코프마린은 글로벌 엔지니어링회사 월리파슨즈와 각각 손잡고 뛰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셰브론은 영국 북해 셔틀랜드 군도에서 175km 떨어진 해상유전을 개발하는 로즈뱅크 프로젝트에 쓰일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를 발주하기 위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최종 투자 결정 시점은 올해 말이나 2019년 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 계약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일감을 수주한 조선사는 최대 2조 원 정도의 신규수주를 확보할 수 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셰브론은 2013년 로즈뱅크 해양플랜트를 현대중공업에게 발주했다가 2016년 시추업황 악화로 계약을 취소했다. 셰브론은 당시 현대중공업에게 해양플랜트를 약 20억 달러(2조2천억 원)에 발주했었는데 셰브론이 이번에도 과거와 비슷한 규모로 이번 해양플랜트를 발주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셰브론의 해양플랜트 발주가 임박하면서 조선3사의 경쟁에도 한 층 더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3사가 이번 일감을 수주한다면 단숨에 해양플랜트 수주목표를 거의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를 각각 16억 달러, 27억 달러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대우조선해양도 해양플랜트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지 않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3사의 강력한 경쟁자인 싱가포르 조선사 셈코프마린이 지난해부터 대형 해양플랜트를 잇달아 수주하면서 최근 경쟁 강도가 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빠르면 7월에 조선3사 가운데 한 곳이 셰브론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는 소식을 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조선3사는 현재 해양플랜트부문에서 극심한 수주절벽에 몰려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이후 4년째 단 한 척의 해양플랜트도 수주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7월이면 해양플랜트 일감이 모두 떨어지고 대우조선해양도 현대중공업과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해양플랜트시장에서 독보적으로 앞서겠다고 의지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계속 고배를 마시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