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CJCGV가 최근 영화표 가격을 올렸음에도 영화관을 찾는 관객은 오히려 늘고 있다.
▲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의 포스터.
인기영화 ‘어벤져스:인피니트 워’의 개봉으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벤져스:인피니트 워는 4월 말 개봉 6일 만에 누적 관객 수 600만 명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CJCGV의 영화 관람료 인상 결정이 어벤져스:인피니트 워의 개봉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는 4월25일 개봉했다. CJCGV가 인상된 영화 관람료를 적용한 시기는 정확히 2주 전인 4월11일이었다. 시기가 절묘하다.
어벤져스와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는 특성 상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비율이 높다. 화려한 액션, 특수효과 등 볼거리가 다양한 데 커다란 스크린과 음향시설이 주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CJCGV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아이맥스, 4DX, 스크린X, 스피어X, 사운드X, 스타리움 등 특수관 시설, 음향 설비 등을 잘 갖추고 있다. ‘어벤져스:인피니트 워’와 같은 영화를 보기에 적합하다.
영화 관람객 수가 가격보다는 인기있는 콘텐츠에 좌우된다는 점이 이번 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황성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요금 인상에도 관객 수 및 점유율의 변화는 크지 않았다”며 “이번 영화표 가격 인상에도 수요 탄력성은 극히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사례 등에 비춰보면 영화 관람에서 영화표 가격이 미치는 영향력이 높지 않다”며 “오히려 양질의 콘텐츠, 흥행성있는 영화가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CJCGV의 성과가 달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JCGV는 이번 영화표 가격 인상으로 평균 판매가격(ATP)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평균 티켓 가격(ATP)이 9.7% 상승하면서 CJCGV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각각 2.1%, 11.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 4DX의 모션·환경 효과와 스크린X의 시각적 몰입감이 결합된 특별관 ‘4DX with 스크린X’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벤져스:인피니트 워가 개봉 하루 만에 기록적 숫자의 관객을 동원했다”며 “4월부터 즉각적으로 영화표 가격 인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JCGV가 부진한 국내 영화사업의 탈출구로 ‘영화표 인상’을 감행한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CJCGV는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 관객 수가 국내 관객 수를 추월했다. 지난해 해외 관객 수는 1억736만 명으로 국내 관객 수 1억376만 명보다 359만 명 더 많았다.
국내 영화 관람객은 2013년 2억 명을 넘어선 뒤 5년 동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331개였던 국내 극장 수는 11월 352개로 21개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관객 수는 87만 명 줄어들었다.
서정 CJCGV 대표이사는 ‘2017 송년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한국 영화사업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2018년은 CJCGV에게 해외로 나가 영화산업의 의미있는 초석을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CGV는 4월11일 영화표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서 “설비투자, 인건비 등 고정비용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내린 결정”이라며 “영화관 수를 늘리고 기존 영화관의 시설도 계속해서 보완해 더 좋은 영화관람 경험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