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유료방송과 보안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인수합병을 통해 유료방송과 보안분야에서 KT의 자리를 위협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보안회사 ADT캡스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ADT캡스는 매장 및 주택 안전관리, 긴급출동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안회사다. 국내 보안시장에서 점유율은 23% 정도로 점유율 55%인 에스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ADT캡스 매각가격은 약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현재 ADT캡스를 보유한 칼라일그룹과 막판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현재도 중소 보안회사 NSOK를 통해 보안사업을 하고 있지만 점유율이 3%에 불과하다. 하지만 ADT캡스 인수에 성공하면 단숨에 2위로 올라 13%의 KT텔레캅을 앞지르게 된다.
SK텔레콤과 KT의 경쟁구도가 보안사업에서도 형성되는 것이다.
SK텔레콤이 보안사업에 뛰어든 것은 통신기술을 접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ADT캡스를 인수하면 인공지능 스피커와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인명과 시설을 지키는 물리보안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도 SK텔레콤의 보안사업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KT텔레캅은 지난해 업계 2위로 올라서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뒤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4월16일에는 SG생활안전으로부터 무인경비사업을 280억 원에 인수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출동보안 중심의 물리보안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며 “하지만 통신사가 보유한 네트워크 기술과 기존 보안회사의 물리적 기술을 융합하면 새로운 보안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유료방송에서도 KT의 자리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KT는 2017년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30.4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점유율은 각각 13.38%로 KT와 2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케이블TV회사 인수를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1월 “유료방송회사 인수합병은 확정된 것이 없지만 케이블TV와 통신사가 같이 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통신사와 유료방송사가 합병되면 유료방송산업이 육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현재 매물로 나온 케이블TV회사 딜라이브를 인수한다면 점유율을 20%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 케이블TV 1위 회사인 CJ헬로도 정부의 규제 방침에 따라 매물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인수합병 전문가로 불리는
박정호 사장이 ADT캡스에 이어 케이블TV회사까지 노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박 사장은 올해 초부터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기업 IDQ을 700억 원에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시장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텔레콤은 2016년 CJ헬로를 인수하려다 공정위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정권교체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바뀐 만큼 케이블TV 인수에 다시 나설 수 있다”며 “케이블TV회사들의 기업가치가 과거보다 많이 하락해 인수비용 부담도 줄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