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 매각이 우선협상대상자인 아이에이컨소시엄의 인수 의사 철회로 무산됐다.
동부하이텍은 동부그룹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매각이 추진됐으나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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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
동부하이텍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아이에이(IA)컨소시엄은 30일 “동부하이텍 인수와 관련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이에이컨소시엄은 이런 내용을 산업은행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에이컨소시엄은 아이에이와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으로 구성됐다.
아이에이는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인수와 관련한 여러 대내외 사정과 시간상 제약 등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한다”고 말했다.
동부하이텍은 지난 8월 인수의향서를 낸 기업과 투자자를 대상으로 회사 재무제표를 공개하고 9월 실사작업이 진행됐다. 곧이어 진행된 본입찰에 아이에이컨소시엄만 단독으로 참여했다.
아이에이컨소시엄은 10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11월 말까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로 했다.
김동진 아이에이 회장은 동부하이텍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현장 실사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재무적 투자자들이 예상보다 커진 인수자금에 부담을 느껴 약속했던 투자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동부하이텍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6천억 원과 아이에이컨소시엄이 본입찰 때 써낸 2천억 원 등 실제 매각가격이 8천억 원 규모로 커진 상태였다. 우발채무까지 더해질 경우 인수자의 재무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됐다.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과 도이치증권은 새 인수 후보자를 물색하기로 했다. 수의계약을 통한 매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하이텍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1997년 세운 반도체 전문업체다.
동부하이텍 지분은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제철과 동부CNI 등이 보유하고 있다. 동부제철은 자율협약에 들어간 상태이며 동부CNI는 금융IT부문 자회사 매각 등 별도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준기 회장은 동부하이텍 지분을 팔아 매각대금으로 동부그룹 유동성 위기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동부하이텍은 지난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 1479억 원과 영업이익 123억 원을 내 3분기 연속 흑자 기록도 이뤘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동부하이텍이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관계자는 “향후 세부일정은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국세청과 소송에서 승소해 우발채무도 사라졌고 실적 호조도 이어지고 있어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