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고가 스마트폰 '아이폰X'의 판매 부진에 대응해 생산량을 대폭 줄이며 재고 처리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등 아이폰 주요 부품공급업체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전문매체 패스트컴퍼니는 27일 "애플이 올해 초부터 크게 줄어든 아이폰X 판매량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전략을 놓고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패스트컴퍼니는 부품업체에서 입수한 정보를 통해 애플의 2분기 아이폰X 생산량이 약 800만 대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애플은 1분기에 아이폰X 약 2천만 대를 생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기간에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패스트컴퍼니는 "애플은 유통점에 쌓여 있는 막대한 양의 아이폰X 재고 처리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며 "당분간 이미 생산한 물량을 판매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와 씨티 등 외국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애플은 아이폰X을 지난해 11월 출시한 뒤 올해 1분기까지 모두 3500만~4천만 대 정도 판매한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사들은 올해 3분기까지 아이폰X 누적 판매량이 6천만 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는데 최근 판매량을 볼 때 예상치를 한참 밑돌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다.
패스트컴퍼니는 "애플은 아이폰X 가격을 1천 달러 이상으로 높여 내놓은 전략이 패착이라고 보고 있다"며 "올해 아이폰 신제품 가격 인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공산이 크다"고 보도했다.
애플 아이폰X 생산량 감축은 올레드패널 등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2분기 실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패스트컴퍼니는 특히 아이폰용 프로세서를 위탁생산해 공급하는 대만 TSMC와 올레드패널을 공급하는 삼성전자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사 번스타인은 미국 CNBC를 통해 "아이폰 판매 부진 영향으로 애플의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이라며 "증권사들의 눈높이가 최근 일제히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