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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판문점에 시선 집중해도 계산은 제각각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8-04-26 12: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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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주변 국가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모두 남북 정상회담을 환영하며 지지하는 태도를 보이지만 속내는 조금씩 다르다. 동북아 정세가 큰 전환점을 맞이하는 상황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 미국,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놓고 한국과 한 배

26일 미국 백악관은 아직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미국의 신중함이 느껴진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판문점에 시선 집중해도 계산은 제각각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다만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향한 기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유기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조율하고 있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24일 만나 한반도의 완전하고 불가역적 비핵화(CVID)를 이뤄내기 위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연이은 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한국과 공유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획기적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엠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 핵무기를 없애는 것이 비핵화”라며 “나는 북한의 비핵화를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 북한 자칫 멀어질까 긴장하는 중국

반면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동의하면서도 남북 정상회담 과정에서 북한이 중국과 관계가 멀어지고 미국과 가까워질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판문점에 시선 집중해도 계산은 제각각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 때문에 중국은 남북 정상회담보다 북미 정상회담을 더욱 주시한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전문가들은 남북 정상회담이 아닌 북미 정상회담이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쑨싱제 지린대 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은 “복잡한 한반도 정치구도 속에서 남북관계는 가장 중요한 관계가 아니다”며 “조만간 어떤 것이 성사되리라는 기대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3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면서 북중관계를 놓고 심각한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 김 위원장은 23일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을 방문해 리진쥔 대사를 만나기도 했다. 북한도 중국과 관계를 여전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북한이 외교무대로 본격적으로 나오면 북한에게 비교불가한 절대 우방국가였던 중국의 영향력은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 있다. 시 주석의 방북을 놓고 중국과 북한이 다른 시각을 나타내면서 이런 관측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시 주석은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북중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안했으나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이유로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방북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일본 ‘동북아 왕따’ 우려 커져

일본은 남북 정상회담을 가장 초조하게 지켜보는 나라다. 정상회담을 취재하는 외국 기자단 858명 중 40%가 넘는 366명이 일본 기자라는 점은 일본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보여준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판문점에 시선 집중해도 계산은 제각각
▲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일본은 미국과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는데 남북, 북미 관계 개선으로 재팬패싱이 본격화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 아베 내각이 사학비리 파문에 휩싸여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어 북한문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일본은 국내 정치가 난관에 부딪혔을 때 북한 문제를 돌파구로 삼곤 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미국, 중국, 러시아 등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데 일본과 대화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본의 조바심은 더 크다.

이대로 일본이 배제된 채로 동북아가 해빙무드에 들어가는 것은 일본에 달갑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인지 일본은 남북 정상회담의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는 북한의 핵 실험 중지 발언 이후 “북한은 핵 실험장 포기 대가로 국제사회의 자금을 받았지만 실험을 계속했다”며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아베 신조 총리는 26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납치와 핵미사일 등 현안에 구체적 행동을 끌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 극동개발 실질 성과 기대하는 러시아

러시아는 남북 정상회담이 실질적 열매를 맺기를 기대하고 있다. 동북아 평화 정착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극동 개발정책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판문점에 시선 집중해도 계산은 제각각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9일 “남북 정상회담이 핵문제를 포함한 지역내 모든 문제 해결을 촉진하길 기대한다”면서 “실질적 분야에서 남북 협력 재개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제안한 철도·전력·가스분야에서 남북러 3각 협력 사업 구상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미 러시아는 한국의 신북방정책에 협력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개선돼 북한과 경제협력체제가 구축되면 러시아의 극동 지역 개발 역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이후 6월에 러시아를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또 김정은 위원장과 북러 정상회담도 추진하고 있다. 

북러 정상회담의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일각에서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전통적 우방국과 관계를 다지는 차원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먼저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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