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권 재영솔루텍 대표이사 회장(가운데)이 2017년 1월12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 면담’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
김학권 재영솔루텍 대표이사 회장의 마음은 벌써 개성공단에 가있는지도 모른다.
재영솔루텍은 ‘1호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다. 개성공단이 갑자기 폐쇄되면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베트남에 공장을 가동하는 등 고난의 시간을 견뎌냈지만 여전히 개성공단 공장은 재영솔루텍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재영솔루텍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종전을 전제로 한 평화협정이 의제로 논의되는 등 남북 화해 분위기를 누구보다 반길 기업으로 꼽힌다.
재영솔루텍은 전자부품용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금형과 카메라모듈 조립사업 등을 주로 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카메라모듈 조립사업은 부품을 사다가 일일이 수작업으로 조립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인건비 절감은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2004년 국내 첫 개성공단 입주 기업으로 북한 땅을 밟았다.
물론 재영솔루텍에게 개성공단 생산 비중은 매우 높았다. 김 회장은 개성공단 입주를 추진할 때 연구개발은 남한에서 하고 생산은 개성공단에서 하는 전략을 구상했다.
재영솔루텍 주가도 남북관계에 따라 움직였다. 2016년 개성공단 폐쇄로 폭락했다가 올해 들어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진전되자 급등하기도 했다.
재영솔루텍 관계자는 “개성공단에서 쓰던 공장은 재영솔루텍 공정에 최적화 돼 지어진 만큼 개성공단이 다시 열린다면 재영솔루텍이 예전처럼 공장을 운영할 것으로 본다”고 이번에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김 회장은 2016년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뼈아픈 시절을 보내야 했지만 손실을 만회하는 데 힘썼다. 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해 피해를 줄이며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금형제작 시스템을 개발해 이를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40년 이상 금형을 제작하면서 얻은 금형제작 데이터를 빅데이터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어디서든 고객사가 주문하는 대로 최적의 금형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시스템을 꿈꾸고 있다.
현재 연구소에서 금형의 설계부터 제작, 그리고 금형을 이용해 실제 제품을 생산하는 사출까지 모든 과정을 데이터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재영솔루텍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빅데이터화 작업을 마무리할지 결정된 것이 없다”며 “작업이 마무리되면 맥도날드처럼 세계 어디서든 재영솔루텍이 하는 수준으로 금형이 제작될 수 있도록 프랜차이즈 방식의 기술수출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영솔루텍에게 개성공단 재가동은 여전히 절실하다.
지난해부터 베트남 공장을 가동하며 개성공단에서 하던 카메라모듈 조립부터 비중을 늘리고 있는데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받은 피해를 완전히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재영솔루텍 관계자는 “베트남 공장은 이제 막 돌리기 시작한 수준”이라며 “단기간에 개성공단에서 가동하는 만큼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학권 회장은 1946년 인천에서 태어나 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6년 재영금형정공(현 재영솔루텍)을 설립해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2006년 회장이 됐다.
2009년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으며 2010년 제13대 인천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맡기 시작해 16대까지 내리 회장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