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과 무역전쟁에 맞서 미국산 석유화학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금호석유화학 등 한국 석유화학 회사가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
▲ 박진수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
19일 중국 상무부는 미국과 유럽연합 등에서 수입되는 할로겐화 부틸고무에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렸다.
미국 상무부가 18일 중국산 알루미늄 판재에 최대 113%의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예비판정을 내린 데 대응하는 조치다.
이는 중국이 앞서 밝힌 경고 조치 가운데 빌부를 실행한 것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4일 미국산 제품 106개의 품목을 제시하며 앞으로 미국의 태도에 따라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이 제시한 106개 품목 가운데 44개 품목이 석유화학 제품”이라며 “이 가운데 특히 폴리카보네이트(PC0),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폴리염화비닐(PVC), 아세토나이트릴(ACN) 등이 고율의 관세부과 대상”이라고 파악했다.
무역전쟁이 지속돼 중국이 미국산 석유화학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화학회사들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제품은 기초소재이다 보니 가격이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중국의 관세 부과는 미국산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미국 회사는 아시아 이외의 지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공급이 줄어들면서 아시아 지역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은 올라가게 된다.
중국은 운송비가 적게 드는 한국산 석유화학 제품의 구매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폴리카보네이트 전체 수입량 가운데 8%를 미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폴리카보네이트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폴리카보네이트의 가격 강세는 연중 계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산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도 물량이 유럽이나 중남미로 쏠리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저밀도 폴리에틸렌의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폴리염화비닐은 이미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한동안 시장 상황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파악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