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신석기 시대조차 장신구가 있었다. 요즘은 남자들도 화장을 한다.
조성아 CSA코스믹 대표이사는 이 본능을 잘 이해하고 사업화에 성공했다. 수면처럼 빛나는 ‘물광’ 피부 연출법, 한 듯 안한 듯한 ‘쌩얼 메이크업’을 그가 유행시켰다.
조 대표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에서 ‘뷰티 사업가’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사업을 시작한지 이제 6년째인데 올해 회사가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SA코스믹은 화장품부문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연간 매출을 넘어설 수도 있다.
1월에 거둔 화장품 매출만 35억 원이다. 지난해 전체 화장품 매출이 116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이런 성장의 일등공신은 중국이다. 지난해 연말 출시한 아이섀도우 제품 ‘아이매거진’이 크게 흥행하면서 3개월 만에 80만 개가 팔렸다. 중국 유명 여배우 ‘린윈’의 사용후기가 계기였는데 덕분에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
18일에는 아이매거진 3,4호도 추가로 출시한 만큼 판매량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7월에 중국 전용 아이매거진도 내놓기로 했다.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CSA코스믹의 화장품 매출은 유통채널을 확장하고 3분기 중국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상승요인이 더 부각될 것”라며 “올해 화장품 매출은 조심스럽게 잡아도 700억 원 수준으로 본다”고 바라봤다.
전체 매출은 올해 960억 원으로 3배 이상 뛰고 영업이익은 119억 원을 거두면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성아 대표는 2015년 말 상장과 동시에 회사이름을 바꾸면서 “10년 뒤 매출 1천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했는데 3년 만에 벌써 목표가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싹수’가 달랐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을 모아놓고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열어 직접 화장을 해줬다.
그러다 학창 시절 헌 책방에서 세계적 패션잡지 ‘보그(vogue)’에 적힌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보고 운명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1980년대 당시 국내에는 ‘분장사’가 있을 뿐 ‘메이크업 아티스트’ 개념은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조 대표는 미대를 졸업하고는 스스로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명함을 만들었다.
국내 최초의 패션잡지 ‘멋’ 편집부에 포트폴리오를 들고 찾아가 1주일 만에 ‘해보자’는 승낙을 얻어냈다. 멋에서 패션 칼럼을 시작하면서 물 밀듯이 메이크업 일을 하게 됐다.
조 대표는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서 “당시는 모든 메이크업이 미장원 화장이었지만 내 포트폴리오는 (할리우드 배우 오드리 헵번이 유행시킨)'헵번룩'과 물광 화장을 담고 있었다"며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1991년에는 주택을 개조한 뷰티살롱 ‘조성아 뷰티 폼’을 열면서 국내 최초의 메이크업 아트스트라는 명성을 얻었다. 처음 맡았던 연예인은 슈퍼모델 홍진경씨다. 이후 김희선 엄정화 박지윤씨 등 수많은 스타들이 조 대표의 손을 거쳤다.
2006년에는 애경산업과 공동개발한 브랜드 '조성아 루나'를 론칭해 GS홈쇼핑에 독점판매하기도 했다. ‘홈쇼핑 메이크업 아티스트 브랜드’의 시초로 지금까지 2천억 원대 매출을 올렸다.
조 대표는 배우들의 화장을 하면서 여성들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화장품회사를 꿈꾸게 됐다고 한다. 아무리 예뻐도 스스로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보더라는 것이다.
결국 2012년 직원 10명과 함께 ‘초초스팩토리’를 세우고 뷰티 브랜드 '조성아22'를 론칭했다. 22년의 노하우를 집약해 여성들에게 22세의 피부를 되돌려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2015년 말에는 물탱크사업을 하는 회사 '젠트로'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회사이름도 CSA코스믹으로 바꿨다.
지난해 상반기부터는 중국에 상하이법인을 세우고 중국 중상그룹과 합자법인을 세우면서 중국 공략을 본격화했다. 최근 중국의 주요 화장품 전문 편집숍인 ‘CS(Chain Store)매장’ 입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CSA코스믹 관계자는 "올해 중국 CS매장에 1천 개 입점을 목표로 빠른 속도로 입점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헬스앤뷰티숍을 중심으로 유통채널을 넓히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