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전무의 갑횡포 논란이 조현민 전무의 사과 메일이나 대한항공의 조현민 전무 대기발령 등 조치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조양호 회장은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의 항공기 회항사건을 놓고도 국민 앞에서 직접 나서 공식 사과했다.
조양호 회장은 2014년 12월 서울 강서구의 대한항공 본사에서 “제 여식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며 “이에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갑횡포 사건에서 비롯된 파문이 이번에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조짐을 보이고 있어 조양호 회장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국내는 물론 외신들까지 이번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데다 대한항공 내부 직원들의 반발 외에도 정치권에서도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대한항공 소비자 불매운동 조짐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조양호 회장의 공식 사과와 함께 오너3세 리스크의 재발방지를 위해 앞으로 한진그룹 계열사의 사외이사를 강화해 경영투명성을 부각하는 데 적극 나설 수도 있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 우기홍 부사장, 이수근 부사장 등 사내이사 4명과 김재일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안용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임채민 법무법인 광장 고문, 정진수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김동재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등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가 5명 가운데 2명이 속한 법무법인 광장은 조양호 회장의 매형인 이태희 변호사가 설립한 법무법인으로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소송을 맡아왔다. 이태희 변호사는 1998년부터 2014년까지 대한항공 사내이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조양호 회장의 입김이 강할 수밖에 없어 오너일가의 경영에 문제가 있어도 감시기구로서 사외이사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한진그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야 한다는 요구를 거세게 받고 있다. 특히 조현민 전무는 경찰의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대기발령 조치에 그치지 않고 한진그룹 계열사에서 맡고 있는 직책에서 물러나야할 수도 있다.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는 조현민 전무의 갑횡포를 놓고 “한진그룹 오너 3세들은 대한항공을 경영할 자격도 능력도 없다”며 “대한항공 경영에서 손 뗄 것을 촉구하며 그렇지 않으면 정부와 국회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민 전무는 대한항공에서 대기발령을 받고 업무에서 배제됐지만 정석기업 대표이사, 한진관광 대표이사,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진에어 부사장 등 직책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