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락 기자 therock@businesspost.co.kr2018-04-17 11: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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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즈가 광통신장비와 사물인터넷 등 ICT사업과 바이오회사 투자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곽종윤 대표이사는 기존에 주력이었던 제지사업에서 더 이상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판단해 관련 비중을 줄이고 ICT와 바이오사업 비중을 늘리는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 곽종윤 컨버즈 대표이사.
17일 업계에 따르면 컨버즈가 2대주주로 있는 바이오웨이가 올해 분자표적 항암제의 임상시험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웨이는 분자표적항암제 BW101과 BW108의 전임상을 마무리하고 올해 임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분자표적 항암제는 암 세포의 분자생물학적 특성에 맞춰 특정 분자의 활동을 방해해 암세포의 성장만 저해하는 항암 치료제다. 기존 항암제가 정상세포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과 다르게 부작용을 크게 줄인 셈이다.
바이오웨이는 14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미국 국제암학회(AACR)에서 BW101과 BW108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여기에 참가하는 길리어드,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수출 계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컨버즈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제약사와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지는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분자표적항암제 기술 이전 등을 위해서 여러 글로벌 제약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컨버즈는 바이오기업에 투자뿐 아니라 ICT로 사업구조를 바꾸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곽 대표는 2016년 대표에 오른 뒤 광통신장비와 차량용 블랙박스 사업을 하는 위니테크놀로지와 통신중계기를 생산하는 알에프윈도우를 인수했다.
광통신장비와 통신중계기는 앞으로 5G통신 시대에 맞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5G통신은 기존 통신보다 전송되는 데이터 규모가 방대해지고 그만큼 중계기의 부담도 커져 더 많은 중계기와 광통신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곽 대표가 ICT사업으로 다각화를 추진하는 것은 기존 주력사업인 제지사업의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제지사업의 주원료인 활엽수표백펄프(L.B.K.P)와 침엽수표백펄프(N.B.K.P)는 지난해 각각 톤당 83만2천 원, 93만2천 원에 거래됐는데 2016년보다 각각 24.0%, 13.8% 급등했다.
곽 대표는 지난해 9월 기업설명회에서 “기존 주력사업인 제지사업이 원재료 가격 상승과 시장환경 변화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어 관련 사업을 축소할 것”이라며 “대신 4차산업혁명 시대에 빠르게 대비해 광통신, 사물인터넷 등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확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바이오웨이에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사업이 주목받고 있는데 성공 가능성 높은 신약에 투자해 이런 변화에 맞춰가겠다는 것이다.
곽 대표는 아예 회사 이름까지 바꿨다. 원래 KGP(Korea Green Paper)였던 것을 13일 ‘모두 함께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자’는 뜻에서 컨버즈(CONBUZZ)로 바꿨다. 제지회사라는 정체성에서 완전히 벗어나겠다는 셈이다.
컨버즈 관계자는 “ICT사업과 바이오 등 사업 외에 추가로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은 아직 없다”며 “우선 현재 추진한 신사업들부터 안정적으로 수익구조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제지사업 비중을 줄이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곽 대표는 1975년 태어나 고려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왔다. 이후 여러 회사에서 경력을 쌓다 코우홀딩스 대표이사를 지냈다. 2016년 4월 KGP(현 컨버즈)의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같은 해 12월 알에프윈도우를 인수하고 대표이사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