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이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황 회장은 17일 오전 9시30분경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 출석해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를 받으러 들어갔다.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황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경찰은 KT가 2016년 9월부터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사고 ‘상품권깡’ 방식으로 현금화한 뒤 이를 당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KT는 개인의 연간 정치기부금 한도 500만 원 규정을 피하기 위해 임원들 이름으로 1인당 몇 백만원씩 후원금을 보내는 "쪼개기 방식'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KT 임원들의 불법 후원 과정에서 황 회장의 구체적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 회장의 진술 내용에 따라 추가 소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수사를 4월 안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