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대규모 증설 투자를 벌인 중소형 올레드패널 공장의 가동률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과 태블릿PC 등 대화면 제품에서도 올레드패널 수요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전문매체 WCCF테크는 5일 "삼성디스플레이가 무리한 중소형 올레드 생산 증설 여파로 패널 생산물량 처리방법을 고심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아이폰X용 올레드패널 공급계약을 맺은 뒤 대량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 지난해 약 14조 원을 투자해 생산설비를 늘렸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X 수요 확보에 실패해 출하량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게 되면서 공장 가동률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공장 가동률 부진으로 올해 올레드사업에서 볼 영업이익이 2조7천억 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약 31% 줄어드는 것이다.
WCCF테크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과 중국 고객사들의 올레드패널 잠재 수요를 과대평가해 증설투자를 벌였다"며 "떨어진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침체된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기존 고객사에 패널 공급을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과 태블릿 등 대화면 제품에 탑재되는 올레드패널 수요마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어 삼성디스플레이의 공장 가동률은 더 내려갈 수도 있다.
태블릿과 노트북 등 대화면 제품에는 스마트폰 몇 대 분량에 이르는 패널이 탑재되기 때문에 수요 감소가 디스플레이 출하량 감소에 기여하는 폭이 훨씬 크다.
김운호 IBK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노트북과 태블릿용 올레드패널 출하량은 약 135만 대 분량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3%가량 급감할 것으로 추산됐다.
▲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패널을 탑재한 삼성전자 태블릿PC. |
레노버와 HP, 델 등 기존에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를 공급받던 주요 제조사들이 지난해부터 올레드패널을 탑재한 태블릿과 노트북 신제품을 거의 내놓지 않은 탓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노트북용 올레드패널 생산을 완전히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공장 가동률은 올해 초 50% 안팎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분간 비슷한 상황이 지속될 공산이 크다.
애플이 하반기에 아이폰 신제품 양산을 시작하기 전까지 올레드 신규 수요가 발생할 곳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출하량이 최소한 6월까지는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고객사들의 패널 가격 인하 압박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