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8-04-01 08: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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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서비스를 알뜰폰으로도 즐길 수 있을까?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독점적 지위는 5G 시대에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변동식 CJ헬로 대표이사.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2019년 3월 5G가 상용화되더라도 CJ헬로 등 알뜰폰 사업자들은 시간이 더 지나야 5G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알뜰폰은 통신사의 주파수를 빌려 써야 하는데 5G는 아직 도매제공 의무 서비스로 지정이 안됐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의 행정규칙에 따르면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은 알뜰폰 사업자에 2G, 3G, 4G의 음성, 데이터, 단문메시지,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돼 있다. 알뜰폰은 이에 따라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다.
2011년 LTE가 상용화될 때도 도매제공 의무 서비스 지정이 늦어져 알뜰폰 사업자들은 1년 정도 뒤늦게 LTE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송재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3월2일 알뜰폰 관계자들과 만나 “LTE에서 1년 정도 늦었던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며 “이통3사가 5G 서비스를 출시하자마자 바로 달라고 하는 것은 과격한 정책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5G가 도매제공 의무 서비스로 지정되더라도 알뜰폰 사업자들은 5G에서 수익모델을 찾기 힘들 수도 있다.
LTE 상용화될 때 이통3사의 설비 투자는 약 15조5천 억 원에 이르렀으나 5G에 투자하는 설비 투자 규모는 이보다 1.5∼2배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5G 망 도매대가도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알뜰폰 사업자들에게는 부담이 된다.
또 경쟁력 있는 5G 서비스를 알뜰폰 사업자가 내놓기도 쉽지 않다.
대표적 5G 수익모델은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이 꼽히는데 모두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여서 알뜰폰 사업자가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어렵다. 5G 시대에 알뜰폰이 설 자리는 더 좁아지는 것이다.
현재도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SK텔레콤이 50%, KT가 30%, LG유플러스가 20% 정도로 이통3사가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알뜰폰은 10%에 불과하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알뜰폰 대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아직 구체적 지원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전파료 면제, 도매가 인하 등의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5G가 상용화되면 이통3사와 알뜰폰의 경쟁력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라며 “정부는 알뜰폰이 이통3사가 차지하고 있던 4G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