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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오너 경영체제' 길을 닦다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8-03-30 12: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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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이 전문경영인체제에서 오너경영인체제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로 경영전면에 나선 데 이어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현 현대로보틱스) 지분도 확보하면서 경영권 승계를 본격화하고 있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944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오갑</a>, 현대중공업그룹 '오너 경영체제' 길을 닦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정 부사장에게 ‘정주영 상업DNA’가 흐르고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보여줘 현대중공업그룹이 다시 오너경영인체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초석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보틱스가 30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회사이름을 현대중공업지주로 바꾸는 안건을 승인받았다. 현대로보틱스가 산업용로봇회사보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로서 더 부각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권 부회장이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수장으로서 계열사 관계 조율과 그룹 경영을 이끌고 사내이사에 재선임된 윤중근 사장이 산업용로봇사업을 이끄는 방식으로 역할분담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권 부회장은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회장 겸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가 경영권을 물려받을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 말 이뤄진 정기인사에서 승진하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전면에 나섰다. 정 부사장은 29일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5.1%를 사서 3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는데 경영권 승계의 신호탄이나 마찬가지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정 부사장이 현대중공업지주 지분을 매입한 것은 현대중공업그룹이 경영권 승계작업을 본격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 부사장의 지분을 합치면 정몽준 이사장과 정 부사장 부자의 현대중공업지주 지분은 30.9%가 된다.

권 부회장이 현대중공업 수장으로서 오랫동안 선박사업을 이끌어온 만큼 정 부사장이 사업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길을 트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스마트십을 개발하고 선박 사후관리 서비스, 선박 기자재 공급 등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과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은데도 현대중공업지주의 100% 자회사로 들어가 있다.

정 부사장이 만 35세로 아직 젊은 만큼 권 부회장의 후원을 받으며 현대중공업그룹 후계자로서 입지를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 부사장이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사업DNA를 이어받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오너경영인체제로 돌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명분이다.

정몽준 이사장은 2014년까지만 해도 “현대중공업이 전문경영인제제로 운영되고 있는 덕분에 어떤 변화가 생겨도 계속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문경영인체제에 자신감을 보였다.

정 부사장이 현대중공업그룹 경영을 맡게 되면 이런 기조를 거스르는 것인 만큼 그가 전문경영인보다 뛰어난 사업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권 부회장이 30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전문경영인체제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시선을 의식한 것일 수도 있다. 

권 부회장은 주주총회 인사말로 "현대중공업지주가 앞으로 전문경영인체제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며 "각 회사가 책임경영과 독립경영을 실천함으로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944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오갑</a>, 현대중공업그룹 '오너 경영체제' 길을 닦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겸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이사.

정 부사장은 젊은 데다 경영능력도 검증되지 않아 현대중공업그룹 경영권을 물려받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아직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는 만큼 현대중공업그룹이 오너경영인체제로 되돌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시선을 우선 차단하기 위해 권 부회장이 전문경영인체제를 강조했을 수 있다는 말이다. 

권오갑 현대로보틱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현대중공업에 몸을 담은지도 벌써 40년이나 됐다.

권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이 걸음마를 막 떼기 시작해 글로벌 1위 조선사에 오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했다.

고 정주영 창업주 아래서도 일했고 전문경영인으로서 현대중공업의 전성기를 이끌기도 했다.

그런 권 부회장의 마지막 과제는 오너경영인 정 부사장의 대관식 준비일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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