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게임즈가 상장 폐지로 내몰리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중소 게임회사들이 모바일게임의 특성상 장기간 흥행을 이어가기 어려운 데다 대형 게임회사들의 대규모 자본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스타트업 연합회사 옐로모바일이 애초 파티게임즈의 모회사 ‘모다’에 유상증자 참여계획을 세웠으나 이를 철회한다고 22일 밝혔다.
파티게임즈 재무상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자 서둘러 손을 떼려는 것으로 보인다.
두 달 전만 해도 옐로모바일은 한빛소프트, 모다와 함께 가상화폐사업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파티게임즈는 당장 상장이 폐지될 위기에 놓였다.
한국거래소는 21일 파티게임즈에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30일까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곧바로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22일부터 파티게임즈 주식은 거래가 정지됐다.
파티게임즈는 2017년도 회계감사 결과로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아들었다. 의견거절은 기업의 존속 여부가 매우 불투명할 때 감사의견을 밝히지 않겠다는 것을 말한다.
2014년 말 중국진출 계획을 밝히고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기대를 모은 지 3년 만이다.
파티게임즈는 2011년 설립된 모바일게임회사다. 직접 개발한 ‘아이러브커피’가 높은 인기를 끌며 단숨에 연매출 5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2014년 12월 코스닥 상장 첫 날 상한가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러브파스타, 아이러브니키 등 후속작들이 아이러브커피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이후 중국에 진출하고 게임아이템 거래, 가상화폐사업 등 계속해서 신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파티게임즈의 사업 다각화에는 중소 게임회사로서 이른바 ‘원히트원더’에 그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깔린 것으로 읽힌다. 원히트원더는 하나의 흥행에 성공한 뒤 더 이상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최근 모바일게임으로 돌풍을 일으킨 중소 게임회사들 역시 새 흥행 게임을 내놓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대규모 자본을 들고 있는 대형 게임회사를 중심으로 모바일게임시장에서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구글 앱장터에서 게임매출 순위를 보면 1~10위까지 모두 리니지, 리니지M, 라그나로크M, 오버히트 등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등 대형 게임회사가 차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게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 게임회사가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모바일게임 특성상 게임의 수명이 짧다는 점도 계속해서 신작을 내놓는 데 불리한 중소 게임회사에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 게임회사 한빛소프트는 최근 블록체인사업에 뛰어든다고 밝혔다. 와이디온라인은 한 때 모바일게임 ‘갓오브하이스쿨’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돌연 특수냉장고회사 클라우드매직에 매각됐다. 현재 사업범위도 태양광사업, 블록체인 등으로 넓어졌다.
액션스퀘어는 역할수행게임 ‘블레이드’로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후속작 공백이 길어지고 중국 진출이 무산되면서 지난해 적자를 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