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화웨이가 5G 통신장비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화웨이와 다른 5G 주파수 대역을 중심으로 5G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의 5G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화웨이는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내린 ‘MWC2018’에서 최고 모바일 네트워크 기반, 최고 모바일 기술 혁신, 최고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혁신 등 8개 분야에서 상을 휩쓸었다.
삼성전자는 최고 커넥티드 모바일기기 등 3개 분야에서 상을 받았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5G 네트워크 장비분야에서는 화웨이가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전통의 강자인 에릭슨도 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이통3사도 화웨이의 5G 통신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13년 화웨이의 4G 통신장비를 도입했고 5G 설비 구축에서도 화웨이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SK텔레콤과 KT도 우수한 성능과 저렴한 가격을 갖춘 화웨이의 5G 통신장비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화웨이의 5G 통신장비 가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삼성전자, 에릭슨 등의 통신장비 가격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사장은 “5G는 특정 장비회사(벤더)만이 아닌 다양한 회사를 고려하고 있다”며 “특정 장비회사를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화웨이와 다른 전략으로 5G 통신장비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 하고 있다.
화웨이는 3.5GHz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 5G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28GHz 주파수 대역에 집중하고 있다.
28GHz 주파수는 정보의 도달거리가 비교적 짧은 대신 대역폭이 넓어서 대용량데이터를 송수신하기가 좋다. 반면 3.5GHz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 용량은 비교적 작지만 전파 도달거리가 길고 전송속도도 빠르다.
삼성전자는 기술적으로 더 가치있는 28GHz 주파수를 위주로 5G 기술을 개발하고 점차 3.5GHz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은 1일 “3.5GHz 장비를 일본에 판매했다”며 “한 번도 통신에서 써보지 않은 28GHz를 해냈는데 3.5GHz는 못 하겠는가. 남보다 늦지 않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미국 통신회사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미국에서는 화웨이보다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가 만드는 중국 통신장비가 미국 5G 네트워크에 사용된다면 중국의 해킹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올해 초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과 AT&T이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미국에서 판매하는 것을 막기도 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버라이즌과 5G 기술을 활용한 정형무선엑세스(FWA) 서비스 통신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미국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3위 통신사인 스프린트도 최근 삼성전자의 5G 통신장비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