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과 관련한 우주론과 양자중력 등 물리학 연구에 기여해온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세상을 떠났다.
호킹 박사의 자녀들은 14일 성명을 통해 호킹 박사가 이날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향년 76세.
호킹 박사는 1942년 영국에서 태어나 17살이었던 1959년 옥스퍼드대에 입학했다. 1963년 온몸의 근육이 서서히 굳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의사들은 호킹 박사가 불과 몇 년 밖에 못 살 것으로 예상했지만 호킹 박사는 휠체어와 음성재생장치 등의 도움을 받아 지속적으로 연구를 해왔다.
호킹 박사는 2006년 병과 관련해 “일찍 죽을 것이라는 예상 속에 인생의 대부분을 살았다”며 “그만큼 시간은 나에게 언제나 귀중하다”고 말했다.
호킹 박사는 1965년 케임브리지대 대학원에 진학해 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부터 2009년까지 케임브리지대 루카스좌 교수를 지냈다.
루카스좌 교수는 케임브리지대 수학분야 교수 자리로 헨리 루카스가 1663년 설립한 기금에 따라 만들어졌다. 아이작 뉴턴이 수학과 물리학 연구로 1642년부터 1726년까지 루카스좌 교수를 지냈다.
호킹 박사는 1988년 과학대중서 ‘시간의 역사’를 발간하며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시간의 역사는 전 세계적으로 1천만 권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역의 자선버스 캠페인에 참가하거나 영국의 국민건강보험(NHS) 민영화에 반대하는 등 사회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위 서밋 컨퍼런스’에 참석해 “인구과잉과 에너지 과소비로 수백년 안에 지구는 사람이 살 수 없는 행성이 될 것”이라며 “인류는 지구 외에 거주할 수 있는 다른 행성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호킹 박사의 이론은 우주가 지닌 가능성의 문을 열었다”며 “호킹 박사가 2014년 우주정거장의 우주인들에게 말했던 것처럼 이제는 미세 중력 속에서 슈퍼맨처럼 날아 다닐 수 있기를 바란다”고 그를 애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