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우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맏형’으로 기아차를 이끌어 가야 한다.
그동안
이형근 부회장과 기아차를 나눠 짊어지고 있었지만 이제 그 무게를 홀로 감당해야 한다. 이 전 부회장은 1월 고문으로 물러났다.
박 사장은 9일 서울 서초구 기아차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단독 대표이사로서 의장을 맡아 의사봉을 잡았다.
2017년 정기 주주총회만 하더라도
이형근 전 기아차 대표이사 부회장이 의장으로 참석했다.
기아차는 미국, 중국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글로벌 판매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중국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기아차는 2017년 글로벌 판매량이 276만20대로 8.6% 줄었다.
기아차의 판매부진은 현대차보다 깊다. 현대차는 2017년 글로벌 판매 감소폭이 6.4%로 기아차보다 작았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동반 판매 부진에 빠지면서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살리기를 우선순위에 둘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이 전 부회장이 없는 기아차의 빈자리는 더욱 넓어 보일 수도 있다.
기아차는 미국, 중국에서 새 차를 출시해 판매량을 정상화하고 인도 등 신흥 시장에 진출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 사장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현대차 인도법인에서 일하면서 법인장까지 맡은 경험을 살려 기아차가 인도에 안착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박 사장은 1982년 현대자동차서비스에 입사한 뒤부터 줄곧 재무 업무를 맡은 재무 전무가다.
회사가 실적 부진 등 위기상황에 놓일 때면 수익성을 높이고 위기를 관리하는 능력이 뛰어난 재무 전문가가 최고 경영자들이 중용되는 사례가 많다.
박 사장이 영업 및 마케팅 전문가였던 이 전 부회장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가 과제로 떠오른다.
기아차는 올해 새 K3를 비롯해 K5 부분변경 모델, K9 후속 모델 등을 출시해 K시리즈 부활을 노린다.
하지만 자동차 수요가 SUV로 쏠리면서 기아차가 세단 제품군인 K시리즈 신차를 출시한 데 따른 판매증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 사장은 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포한 영업보고서 인사말에서 “기아차 임직원 모두는 2018년을 변화와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성장성과 수익성 회복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