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왼쪽)과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부회장.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창업동지’인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을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해 발령했다.
김 부회장은 셀트리온그룹에서 재무전문가로 꼽히는 데 특히 셀트리온이 각종 회계 논란에 휘말릴 때마다 최전방에 나서 각종 의혹에 맞서왔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김형기 부회장이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로 이동한 배경을 놓고 최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둘러싼 회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 공동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기우성 김형기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김형기 부회장을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에 선임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기우성 단독대표체제로 바뀌었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김형기 부회장과 김만훈 사장이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된다.
서정진 회장이 김형기 부회장을 셀트리온헬스케어 각자대표에 임명한 이유를 놓고 최근 불거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회계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월27일 지난해 실적발표를 했는데 2018년1월부터 의무 도입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5)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히면서 2016년 재무제표를 수정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새로운 회계기준이 적용되면서 실적이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히게 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전 세계 파트너사들과 맺은 판매대행계약에서 새 회계기준에 취약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실적을 보면 매출 7577억 원에서 7371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1786억 원에서 1591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2017년 실적도 매출 9211억 원, 영업이익은 1539억 원으로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확산되자 거래처와 계약조건 변경에 나서고 있다고 적극 해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형기 부회장을 셀트리온헬스케어 각자대표로 선임해 계약조건 변경과 회계 의혹 해소 등 현안의 해결을 맡겼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1986년 대우자동차에 입사했다가 2000년 서정진 회장과 셀트리온을 같이 창업한 '동지'다.
김 부회장은 주로 경영관리와 재무 쪽을 맡아왔다. 이 때문에 셀트리온그룹에서 사실상 최고재무책임자(CFO)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특히 김 부회장은 셀트리온이 각종 회계 논란에 휘말릴 때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최전선에 활약했다.
2011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이 다르게 나오면서 매출 부풀리기와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지자 김 부회장은 여의도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어떤 오해가 있었는지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후로도 셀트리온과 관련해 회계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최선봉에 나서서 셀트리온의 회계처리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2017년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 당시에도 한국공인회계사회와 의견차이로 상장이 무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각종 인터뷰를 통해 의혹 해소에 적극 나섰다.
올해 들어서도 셀트리온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를 놓고 자산이냐 비용이냐 논란이 일어나자 인터뷰를 통해 셀트리온의 회계처리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김 부회장은 늘 “셀트리온의 회계처리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