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회사인 알파홀딩스가 ‘제2의 신라젠’이 될 수 있을까?
알파홀딩스는 지분을 투자한 바이오벤처가 항암제 개발에 진전을 보이면서 주가가 최근 급등했는데 이를 놓고 논란도 적지 않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알파홀딩스는 최근 바이오업종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2월8일 알파홀딩스를 놓고 ‘제2의 신라젠’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알파홀딩스가 이런 평가를 받은 이유는 알파홀딩스가 지분 37.6%를 들고 있는 미국 바이럴진이 신라젠처럼 병용투여가 가능한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럴진은 미국 토마스제퍼슨대학 연구팀에서 분리된 바이오벤처회사다.
바이럴진에는 미국 토마스제퍼슨대학의 학회장이자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사위원인 스캇 월드만박사가 최고기술책임자로 재직하고 있다.
스캇 월드만 박사는 대장암분야 전문가로 1990년대 후반 세계 최초로 대장 내의 구아닐린호르몬수용체(GCC)라는 호르몬 유전자를 발견했다.
그는 대장에서 전이되는 암의 원인이 GCC라는 것을 발견하고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 대장암은 재발이 빈번한 암인데 재발하면 전이가 일어날 확률이 높고 생존율이 낮다.
스캇 월드만 박사는 바이럴진은 GCC의 특성과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 면역항암제 개발을 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임상1상을 통과했다. 바이럴진은 임상2상을 진행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2016년 설립됐다.
알파홀딩스는 바이럴진이 개발하고 있는 GCC면역항암제의 아시아 45개 나라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알파홀딩스는 GCC면역항암제가 신라젠이 개발하고 있는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펙사벡’처럼 다른 면역관문억제제 계열의 항암제와 병용투여가 가능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알파홀딩스 주가는 2월초 1만2천 원대였지만 2월8일부터 급등했고 2월 중순에는 3만5천 원대까지 올라섰다. 이후 조정을 받았지만 2만5천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3월6일에는 전날보다 6.38%(1550원) 상승한 2만5850원에 장을 마쳤다.
그러나 알파홀딩스 주가 급등을 놓고 투자자들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이제 임상1상이 끝난 GCC면역항암제와 임상3상이 진행중인 펙사벡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펙사벡은 신라젠이 개발하고 있는 항암바이러스 치료제다.
▲ 알파홀딩스는 알파칩스시절인 2010년 9월17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
알파홀딩스가 주가를 띄우기 위해 바이오사업을 강조하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알파홀딩스는 바이오회사가 아니라 반도체 설계가 본업이다.
알파홀딩스는 2002년 삼성전자 출신의 김기환 전 대표가 설립한 시스템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알파칩스’가 전신으로 2010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김 전 대표는 2014년 회사를 매각했다.
국내 현직 피부과, 성형외과 의사들을 주축으로 설립된 바이오 전문기업 프리미어바이오가 2016년 인수했고 회사이름을 알파홀딩스로 바꾸었다.
알파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매출 463억 원, 영업손실 65억 원을 냈다.
지난해에는 반기보고서 미제출로 9개월 가까이 거래가 정지되며 상장폐지 위기를 겪었고 지난해말 거래가 가까스로 재개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