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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가운데)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2일 서울 중구 신세계그룹 본사 사옥에서 진행된 의정부 프리미엄 아울렛 투자유치 협약식에 참석해 안병용 의정부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유통 라이벌인 롯데와 땅 전쟁에서 절대 물러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의정부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여는 한편 롯데에 빼앗긴 인천 상권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사이먼은 12일 경기도와 의정부시와 함께 1100억원 규모의 프리미엄 아울렛 투자유치 의향서를 체결했다. 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서게 될 터는 의정부시 산곡동과 고산동 일대의 개발제한구역으로 56만3000㎡ 규모다. 신세계 측은 그린벨트 해제 변경 입안, 도시개발구역 지정 등 사업준비를 거쳐 2017년부터 건축공사에 들어간다. 2018년 9월 완공되면 곧바로 영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체결식에서 “경기 동북부지역의 자연 경관과 어울리는 정통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유통 라이벌인 롯데와 벌인 아울렛 땅 전쟁에서 결코 물러날 수 없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의정부 땅을 손에 넣기에 앞서 롯데에 빼앗긴 인천 땅을 되찾기 위해 소송을 내는 등 맞불놓기를 하고 있다.
신세계는 최근 1심에서 패소한 인천터미널 부지 소유권이전 말소 소송과 관련해 항소를 제기했다. 이 소송은 2012년 인천시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입주한 인천터미널 부지 7만8000㎡를 롯데에 팔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신세계 측은 즉각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면서 터미널 부지 매각을 저지했다. 신세계가 인천시와 백화점 본 건물은 2017년까지, 주차타워는 2031년까지 임대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신세계가 인천시와 협의를 진행한 사실이 인정되고 백화점 영업을 하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며 롯데의 손을 들어줬다.
롯데는 최근 터미널 부지 맞은 편에 위치한 농산물도매시장 터 13만6000㎡도 매입했다. 터미널 부지와 도매시장 부지를 아우르는 ‘롯데 인천터미널 복합단지(가칭)’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롯데는 매입한 부지를 쇼핑, 업무, 주거, 문화 공간으로 꾸며 인천판 ‘롯폰기 힐스’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0년 완공될 예정이며 투자 금액은 약 2조 원이다.
신세계로서는 불모지에 가까운 터미널 부지에 백화점을 열고 상권을 일궈왔기 때문에 인천상권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처지다. 신세계는 소송을 진행하는 한편 맞불놓기에 나섰다. 롯데가 산 도매시장 부지 맞은편에 3만3000㎡ 부지를 사들인 것이다. 신세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부지에는 빠르면 3년 안에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신세계는 의정부 프리미엄 아울렛 유치로 동북부지역까지 손을 뻗치고 있지만 유통 공룡들의 프리미엄 아울렛 땅 따먹기에서 일단은 롯데가 우세한 형국이다.
롯데는 신세계사이먼 여주점이 개점한 지 1년 뒤에 광주점을 열었다. 현재 전국적으로 10개의 아울렛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점포 수를 3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아울렛사업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면서 “당분간 매년 4~5개의 아울렛을 계속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세계는 여주와 파주, 부산 기장에 점포를 개점한 데 이어 시흥점과 대전점을 개점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이번 의정부점 유치에도 불구하고 롯데에 비해 수적 열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가 프리미엄 아울렛보다 복합쇼핑몰 사업에 더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현재 경기 하남, 인천 청라, 경기 의왕, 고양 삼송 등 수도권 4곳과 대전, 안성 등 전국 10여 곳에서 복합쇼핑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 부회장이 복합쇼핑몰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을 정하고 직접 나서서 챙기고 있다고 한다. 2017년까지 개장 예정인 복합쇼핑몰은 모두 6곳으로 투자금액은 3조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