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자동차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지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4일 현대차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하언태 현대차 부사장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새 대표이사로 선임되면 현대차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이원희 현대차 사장, 하언태 부사장 등 3인 각자대표이사체제가 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는 그룹 후계자로서 사실상 현대차 경영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대표이사를 맡지 않고 있다.
대신 2010년 3월부터 현대차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2016년 3월에 현대차 사내이사에 재선임됐으며 임기는 2019년 3월까지다.
정몽구 회장은 2017년 3월 현대차 대표이사에 재선임됐기 때문에 2020년 3월까지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재계 관계자들은
정몽구 회장이 보유 계열사 지분을
정의선 부회장에게 넘기는 등 지분 승계 작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의선 부회장이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 대표이사를 물려받을지를 논하기에 시기상조라고 주장한다.
정몽구 회장이 정 부회장의 실질적인 경영권 승계 작업을 마무리한 뒤에 상징적 의미로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준다는 것이다.
다만
이원희 사장이 2019년 3월에 대표이사 임기가 종료되면서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차 대표이사를 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를 비롯해 다른 계열사에서도 대표이사를 맡고 있지 않다.
기아차 기타비상무이사, 현대모비스 사내이사를 맡고 있으며 임기는 각각 2019년 3월, 2020년 3월까지다.
현대제철 사내이사 임기는 2018년 3월까지이지만 16일 현대제철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의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된다.
정몽구 회장이 3월 현대건설 기타비상무이사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어 주목된다.
정몽구 회장은 2016년 연말 국정농단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낸 뒤 현재까지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17년 하반기부터 양재동 사옥으로 출근하는 횟수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의선 부회장은 2017년부터 해외출장 횟수가 대폭 늘어났고 문재인 대통령과도 수차례 만나는 등 경영보폭이 넓어졌다.
정몽구 회장이 현대건설, 현대파워텍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정의선 부회장이 기아차, 현대제철 등기이사를 맡아 부자가 계열사 경영에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이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현대건설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릴 수도 있는 것이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정기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했지만 현대건설은 정기 주주총회 일정은 물론 이사회 일정도 정하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재선임 안건 등을 상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