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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사외이사 구인난, "양다리 걸치지 않는 후보 없나요"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8-02-28 15: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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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과 식견을 갖추고 인품도 훌륭하면서 다른 회사에 양다리 걸치지 않은 사외이사 어디 없나요?"

28일 재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사외이사의 역할이 갈수록 부각되면서 기업들이 사외이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들 사외이사 구인난, "양다리 걸치지 않는 후보 없나요"
▲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왼쪽)과 필립 코쉐 전 GE 최고생산선책임자.

이사회가 활성화한 미국은 사외이사에 업계 전문가나 다른 기업 CEO들을 배치하는 일이 많다.

이들은 경영능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에 적극 참여하면서 대표이사를 견제하고 경영투명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에는 사외이사의 역할을 강화하는 추세다. 자연히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그룹의 올해 사외이사 선임 면면만 봐도 재계의 사외이사 선임 흐름이 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로 미국 벤처경영자 출신인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박병국 서울대 교수 등을 내정했다. 김 회장은 과거 삼성전자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초빙하려 했을 정도로 전문성을 갖춘 경영인이며 박 교수도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등을 지낸 반도체분야 권위자다.

삼성물산은 GE의 최고생산성책임자(CPO)를 역임한 필립 코쉐를 사외이사로 맞이했다. 그는 프랑스 알스톰 수석부사장을 거쳐 알스톰 발전부문 사장 등을 지냈고 GE가 알스톰을 인수한 뒤 CPO를 맡은 전문경영인이다.

전문경영인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기업은 많다. LG하우시스는 이봉환 전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 부사장을 사외이사에 내정했다. JW생명과학은 이현순 두산 부회장을 사외이사에 선임하기로 했다.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역량이 부각되고는 있으나 그렇다고 과거 사외이사의 중요 덕목으로 여겨졌던 인맥 등의 요소가 무시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정권과 관계, 전관 등은 사외이사를 찾는데 핵심적 고려사항이다. KT는 최근 참여정부 때 청와대와 재정경제부에서 근무한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하지만 기업이 원하는 조건을 두루 갖춘 사외이사 후보는 매우 제한적이다. 여기에 상법상 사외이사 겸직 규정이 있기 때문에 기업의 사외이사 찾기는 더욱 어렵다. 

상법상 상장회사의 사외이사는 다른 기업 이사를 1개까지만 겸직할 수 있다. 이전까지 겸직제한은 상장회사에만 국한돼 상장회사 사외이사는 두 곳까지만 맡을 수 있으나 비상장회사 사외이사는 제한없이 맡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13년부터 개정 상법 시행령에 따라 비상장회사 사외이사도 겸직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단 상장회사 사외이사를 맡지 않는다면 비상장회사 사외이사는 여러 곳에서 겸직할 수 있다.

경영투명성과 사외이사 역할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기업은 대부분 상장회사이기 때문에 겸직제한 조항의 영향을 받는다. 기업이 서치펌에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의뢰하면서 겸직 현황을 문의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이유다.

서치펌의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 후보를 찾는 기업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이 겸직 여부”라며 “기업이 원하는 사외이사를 찾는 일이 갈수록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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