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하 기자 eunha@businesspost.co.kr2018-02-26 18:25:25
확대축소
공유하기
문재인 대통령이 들불처럼 퍼지고 있는 미투운동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사법당국의 적극적 수사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미투운동을 두고 “곪을 대로 곪아 언젠가는 터져 나올 수밖에 없었던 문제가 이 시기에 터져 나온 것"이라며 "특히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우리 정부의 성 평등과 여성인권에 대한 해결의지를 믿는 국민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모두발언에서 미투운동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사법당국의 적극적 수사를 당부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피해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고 미투운동을 적극 지지 한다"며 "사법 당국은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호응해서 적극 수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피해자의 폭로가 있으면 형사 고소 의사를 확인하고 친고죄 조항이 삭제된 2013년 6월 이후의 사건은 피해자의 고소가 없더라도 적극적 수사를 당부한다"며 "특히 강자인 남성이 약자인 여성을 힘이나 지위로 짓밟는 행위는 어떤 형태의 폭력이든 어떤 관계이든 가해자의 신분과 지위가 어떠하든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예술계 등 각계의 미투운동 관련 사과와 사퇴가 이어졌다.
영화 ‘신세계’에 출연한 배우 최일화씨는 과거 성추행 전력을 시인하고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 등 모든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는 26일 소속사 DSB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저 또한 배우의 한 사람으로서 성추행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당시엔 그것이 잘못인지도 몰랐던, 가볍게 생각했던, 저의 무지와 인식을 통렬히 반성한다”고 말했다.
연극연출가 김석만씨도 과거 성추행을 두고 사과문을 냈다.
김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재임 당시 저지른 잘못을 언급하며 “제 잘못에 대해 피해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극단 연우무대 대표와 서울시극단 단장, 세종문화회관 이사장 등을 지냈다.
감태준 시인도 교수 시절 성추행 사건을 들어 한국시인협회 회장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감씨는 "용퇴한다"며 회장 사퇴의 뜻을 한국시인협회에 전했다. 1월23일 새 회장으로 뽑힌 지 한 달여 만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