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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새 회계기준과 통합감독 대비해 교보생명 자본확충 고심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8-02-21 15: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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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660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창재</a>, 새 회계기준과 통합감독 대비해 교보생명 자본확충 고심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이 자본을 늘리고 채권계정을 조정하는 등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하고 있다. 
 
다만 교보생명이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에 오르면서 자본 확충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에 위협을 받을 수 있는 기업공개(IPO)보다 해외에서 영구채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창재,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해 선제적 대응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해 말 29조 원 규모의 만기 금융자산을 매도가능 금융자산으로 재분류해 지급여력비율을 올렸다.

교보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지난해 9월 기준 255.6%였는데 계정 재분류를 통해 40%포인트가량 높아진 것으로 추산됐다.

만기 금융자산을 매도가능 금융자산으로 재분류하면 단기적으로 지급여력비율이 높아진다. 다만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 평가손실이 나타나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계속 그대로 두는 것은 위험하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급이 돌아올 수 있는 보험상품이라는 부채에 보험사의 자산이 대응할 수 있도록 서로의 잔존만기 차이를 좁혀야 한다.

교보생명은 우선 만기 금융자산을 매도가능 금융자산으로 바꿔 채권 운용의 유연성을 높인 다음 잔존만기를 충족시키는 장기채권에 재투자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상승기에 나타날 수 있는 채권 평가손실을 감수하고 중장기적으로 지급여력비율을 관리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인 셈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7월 생명보험사 최초로 해외에서 5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해 자본을 늘리기도 했다. 영구채는 만기가 정해져 있지만 발행하는 회사의 결정에 따라 만기를 늘릴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다만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해 추가적으로 자본을 늘릴 필요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교보생명과 생명보험업계 2위를 다투는 한화생명도 지난해 4월 5천억 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올해 해외에서 10억 달러(1조1천억 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금융그룹 통합감독 도입으로 자회사 부실위험 부담 커져

교보생명이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에 포함되면서 자본을 늘릴 필요성은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3월에 모범규준을 내놓고 7월부터 시범운영한다. 1년 동안 시범운영을 거친 뒤 2019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660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창재</a>, 새 회계기준과 통합감독 대비해 교보생명 자본확충 고심
▲ (왼쪽부터)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부회장이 1월31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금융그룹 통합감독 간담회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모두 발언을 듣고 있다.<뉴시스>

통합감독제도를 적용하면 자본적정성을 개별회사로 평가하지 않고 금융그룹 전체로 통합해서 판단하기 때문에 금융그룹은 자기자본비율(RBC)이 떨어질 수 있다.

또 금융그룹은 금융부문 전체의 실제 손실흡수능력(적격자본)을 업권별 자본규제 최소기준의 합계(필요자본) 이상으로 유지해야한다.

교보생명그룹의 자본적정성지표(적격자본/필요자본)는 259%로 미래에셋그룹(727%)과 삼성그룹(329%)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자회사들의 부실위험이 교보생명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교보데이터센터와 KCA손해사정 등은 교보생명에 매출 90%를 기대고 있고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은 2013년 출범한 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계열사들에 출자한 금액규모는 크지 않지만 사실상 그룹의 수익이 주로 교보생명만을 통해 확보되는 구조인 만큼 그룹차원에서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기업공개 시기 여전히 저울질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의 자본 확충방안으로 기업공개(IPO)를 꼽고 있지만 신 회장은 여전히 상장시기를 뒤로 미루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와 올해 자본 확충방안과 관련해 두 차례 컨설팅을 진행해 기업공개(IPO)가 최선의 방안이라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신 회장은 1월 말에 “교보생명 상장시기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교보생명은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때를 기다린다는 의견이지만 업계는 기업공개 과정에서 신주를 발행하면 신 회장의 지분이 희석되면서 경영권 위협의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으로 파악한다.

신 회장 및 특수관계인은 교보생명 지분이 39.45%를 보유하고 있다. 높은 지분율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신주 발행없이 상장하거나 신주 발행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자본 확충 효과는 적어질 수밖에 없다.

2대 주주는 어피니티컨소시엄으로 교보생명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다. 어피니티컨소시엄은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 구성됐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신 회장이 지난해 한차례 성공했던 해외 영구채 발행을 한번 더 추진할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지난해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조사에서 54억 달러 규모의 주문이 들어와 발행금융 5억 달러의 10배가 넘는 투자금이 몰린 만큼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 회장은 기업공개보다 다른 자본 확충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교보생명 상장을 약속으로 투자금을 내줬던 어피니티컨소시엄 등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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