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가 임기를 3년이 아니라 2년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네 번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우리은행 민영화를 임기 2년 안에 조속히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광구 내정자는 8일 우리은행 부행장과 상무급 임원진 인사를 실시했다. 이 내정자는 이 번 인사에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인사들을 비교적 고르게 임명했다.
◆ 이광구, 민영화 위해 임기 줄이나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이사회는 이광구 내정자가 이달 31일부터 2016년 말까지 임기를 수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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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차기 우리은행장 내정자 |
이 내정자가 임기 안에 우리은행 지분을 모두 매각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임기를 2년으로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본다.
이 내정자는 지난 5일 행장후보추천위원회 면접에서 “임기는 민영화 시점까지”라며 “어차피 3년 임기일 필요도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우 현재 우리은행장도 지난해 6월 취임하면서 임기를 오는 30일까지로 제한했다. 당시 이 행장은 임기 안에 민영화를 끝내기 위해 1년7개월만 은행장으로 재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오는 9일 열리는 임시 이사회에서 이 내정자를 차기 은행장 후보로 추천하면서 임기도 확정한다.
이 내정자가 2년 임기를 수행하는 것이 조직안정화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광구 내정자도 우리은행 내부사정을 살펴 볼 시간이 필요하다”며 “민영화 때문에 임기를 줄이면 자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부실이 생길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 이광구, 우리은행 탕평책 임원 인사
이광구 내정자는 이날 오후 우리은행 부행장과 상무급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이 내정자는 이번 임원인사에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인사들의 비율을 비교적 고르게 기용했다. 그는 지난 5일 우리은행 노동조합을 찾아 “형평에 맞는 인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신임 집행부행장 5명 가운데 김옥정, 김종원, 손태승 부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며, 유점승, 이동빈 부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이다.
김옥정 자산관리사업단 상무는 부행장급인 리스크관리본부장으로 승진하면서 우리은행 최초 여성 부행장이 됐다.
김종원 상무는 부동산금융사업본부장이 됐으며 손태승 상무는 글로벌사업본부장에 임명됐다.
유점승 상무는 HR본부장으로, 이동빈 상무는 여신지원본부장으로 발탁됐다.
우리은행은 이번 인사에서 김재원 상무를 비롯한 신임 상무 7명을 영업본부장급에서 뽑았다. 상업은행 출신은 4명이며 한일은행 출신은 3명이다.
이번 인사에서 부행장 가운데 남기명 경영기획본부장은 개인고객본부장에, 채우석 여신지원본부장은 중소기업고객본부장에, 박기석 리스크관리본부장은 경영기획본부장에 각각 임명됐다.
이동건 수석부행장의 경우 오는 9일 임기가 끝난 뒤 연임한다.
이 내정자는 임원인사 이후 곧이어 우리카드 등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조직의 역량을 집중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성공적 민영화를 성공하기 위해 인사를 실시했다”며 “올해 경영성과를 최우선으로 반영하면서 분야별 전문성과 영업력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자산관리와 스마트금융 부문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안을 시행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기술과 금융의 융합산업인 ‘핀테크’ 사업부를 스마트금융사업단 안에 신설한다. 스마트금융사업단 내부 전자뱅킹사업부는 스마트채널전략부와 합친다.
경영감사부의 경우 검사실과 합쳐지고 자산관리사업단 내 제휴상품부도 자산관리전략부와 통합한다. 트레이딩부도 증권운용부와 합쳐 운영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