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업무량과 스트레스로 심신이 지쳐 버리는 ‘번아웃 증후군’이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 전염병처럼 돌고 있다.
1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6년 집계 기준으로 한국 직장인은 다른 나라들의 직장인보다 더 많이 일하고 더 적게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1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은 다른 나라들의 직장인보다 더 많이 일하고 더 적게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한국의 전체 직장인들 가운데 주 50시간 넘게 일하는 이들의 비율은 OECD 평균인 13%를 훨씬 웃도는 20.8%로 집계됐다. 이는 집계 대상인 38개국 가운데 네 번째로 높다.
전체 노동시간을 살펴보면 노동자 1명당 근로시간은 1년에 2069시간으로 38개국 가운데 세 번째다. 이 또한 OECD 평균인 1763시간보다 훨씬 많다.
반면 한국 직장인들의 하루 휴식시간은 14.7시간으로 확인됐다. OECD 평균인 15시간에 못 미치는 것이다.
휴식시간에는 식사와 수면 등 기본적으로 생존에 필요한 활동시간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이처럼 많이 일하고 적게 쉬는 경향으로 한국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번아웃 증후군’이 퍼지고 있다.
번아웃 증후군이란 어떤 일에 열중하던 사람이 스스로를 불태운 결과 피로감만 남기고 슬럼프에 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 현상은 주로 여가시간 없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일과 삶의 균형이 어긋난 이들에게 찾아온다.
미국 사회심리학자 크리스티나 매슬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번아웃 증후군의 증상은 크게 탈진과 냉소주의, 비능률로 나타난다.
번아웃 증후군을 겪는 직장인은 신체와 정신, 정서의 피로감이 수반된 탈진 현상 때문에 업무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또 냉소주의로 업무 몰입도가 낮아진다.
이와 함께 번아웃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능력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느끼게 되며 그 결과 성취감이 결여되고 생산성이 줄어드는 비능률 현상을 보이게 된다.
그렇다면 번아웃 증후군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삼성서울병원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털어놓으면 속이 시원해지듯이 나만의 ‘대나무숲’을 만드는 것이 좋다”며 “직무 스트레스나 고민을 털어놓을 직장 동료와 친구, 선후배 등으로부터 공감을 얻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권유했다.
삼성서울병원은 “휴일에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며 “정적 업무를 주로 한다면 운동이나 산책, 동적 외근 등을 자주 한다면 조용한 취미생활을 즐기는 등 평소 업무와 반대 방향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번아웃 증후군이 장기간 방치되면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을 거치는 것이 좋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