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 5G 기술을 활용해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 모양을 만들어 내면서 KT의 5G 기술력이 부각되고 있다.
KT는 9일 올림픽에서 5G 네트워크를 활용해 1200개의 LED 촛불을 동시 제어해 완벽한 평화의 비둘기 공연을 선보이며 전 세계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KT 관계자는 “평화의 비둘기 공연을 위해서는 LED 촛불이 정확하게 제어돼야 했는데 1200명의 공연자가 수동으로 연습을 통해 맞추기는 어렵다”며 “5G 네트워크를 활용해 촛불의 밝기와 동작을 실시간 수준으로 제어해 완벽한 공연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KT는 경기영상을 선수의 1인칭 시점에서 볼 수 있는 ‘싱크뷰’, 여러 각도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타임슬라이스’ 등 다양한 5G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를 직접 본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의 유력 인사들로부터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요시자와 가즈히로 NTT도코모 사장은 11일 KT의 5G 서비스를 본 뒤 “기존 다운로드 중심의 서비스가 아니라 선수 시점의 영상을 전달하는 등 업로드 중심으로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 인상 깊었다”며 "NTT도코모도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이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5G 시범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5G 주도권 경쟁에서 한 발 앞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평창올림픽에서 5G 서비스를 완벽하게 구현함으로써 3GPP(민간 국제표준화단체)가 6월에 결정할 5G 국제표준화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KT의 5G규격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면 KT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시장까지 5G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5G 기술 개발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5G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글로벌 기업들과 기술협력을 지속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KT는 이번에 삼성전자, 인텔과 협력해 5G 기술 경쟁력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이번 성과로 KT와 5G에서 협력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촛불로 거대한 비둘기가 형상화되고 있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지브 수리 노키아 회장은 9일 KT의 5G마을에 방문했는데 글로벌 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의 높은 5G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KT는 5G 시범 서비스 성공으로 2019년 5G 조기 상용화를 위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었다”고 평가했다.
KT는 앞으로 5G 서비스를 발굴하는 데도 경쟁사보다 유리할 가능성이 있다.
2019년 5G가 상용화되면 가장 중요한 것은 5G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이다. 통신사들이 모두 5G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수익을 내는 콘텐츠를 찾지 못하면 5G 설비 투자에 드는 비용 부담만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최근 5G 전담조직을 신설해 5G 수익모델 찾기에 나섰다. 황 회장도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5G 전담조직인 5G사업본부를 신설해 5G 수익모델을 찾고 있는데 이번 5G 시범서비스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5G 시범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이 관심이 많은 5G 서비스를 파악하고 이 가운데 상용화했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올림픽을 KT 5G 서비스의 시험무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3사는 5G를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구체적 수익모델은 찾지 못했다”라며 “KT는 일반인들에게 5G 서비스를 공개해 반응을 확인하는 만큼 이를 반영해 경쟁력 있는 5G 서비스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