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로봇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기술력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그동안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던 로봇사업을 상용화 단계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에 ‘로봇하드웨어’ 부서를 새로 만들었다. 그동안 삼성종합기술원 등 연구개발 조직에서 로봇 관련 기술을 연구했는데 이번 조직 개편으로 사업적 차원에서도 로봇을 다루게 된 것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 사장은 올해 가전전시회 ‘CES2018’에서 “로봇을 안 하겠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로봇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부족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추가로 투자하거나 인수합병에 나설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제조에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는 약점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하드웨어 기술뿐 아니라 스스로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주행 기술이나 음성을 알아듣고 상황을 판단하는 인공지능 기술 등 소프트웨어 기술력도 매우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이미 로봇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소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로봇 관련 스타트업 ‘퍼셉트인’에 100만 달러(약 10억 원) 규모로 시리즈A(초기 투자) 투자를 실시했다.
퍼셉트인은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올인원 인식 솔루션을 만드는 스타트업으로 인간이 스스로의 감각으로 주변 사물을 인지하는 방식을 로봇에 적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요한 신사업에 나설 때마다 삼성 특유의 공격적 인수합병에 나서며 빠르게 사업을 키워왔다. 로봇사업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예로 인공지능과 음성인식 기술이 필요한 음성인식 비서 ‘빅스비’나 모바일 결제 ‘삼성페이’ 등을 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음성인식 비서 ‘빅스비’를 내놓기 전 미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비브랩스를 약 2436억 원을 들여 인수했다. 비브랩스는 인공지능 기술에 꼭 필요한 자연어 처리기술이나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 관련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또 미국 모바일결제 솔루션기업 루프페이를 인수한 뒤 관련 기술을 활용해 삼성페이를 내놓기도 했다. 국내 카드 결제환경에 최적화된 ‘마그네틱 보안 전송’ 기술을 개발하는 데 적극 도움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